나이 먹을수록 빨간색 근육을 갖자
상태바
나이 먹을수록 빨간색 근육을 갖자
  • 정일규 한남대학교 생활체육학과 교수
  • 승인 2018.11.15 15: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일규 한남대학교 생활체육학과 교수

혈액이 빨간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적혈구(赤血球)라는 세포가 빨간색이기 때문이다. 혈액 한 방울에 들어있는 적혈구의 개수는 대충 4~500만개나 된다.

그렇다면 적혈구는 왜 빨간색을 띠고 있을까? 그 이유는 그 안에 헤모글로빈이라는 물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헤모글로빈 때문에 적혈구가 빨간색으로 보인다. 적혈구가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도 헤모글로빈 때문이다. 빈혈이란 이 헤모글로빈 농도가 정상 수준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왜 헤모글로빈은 빨간색일까? 이 헤모글로빈의 주성분은 단백질과 철분인데, 이 헤모글로빈의 철분 때문에 빨갛게 보인다. 즉 헤모글로빈의 철원자에 산소가 결합하여 산화철이 되면 빨갛게 보인다. 공기 중에서도 쇠가 산화되면 붉은 색으로 녹이 나듯이 헤모글로빈을 구성하는 철에 산소가 결합하면 빨간색을 띠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산소가 많은 동맥혈은 정맥혈액보다 더욱 빨간 선홍색으로 보인다.

그런데 헤모글로빈과 매우 비슷한 물질이 우리 근육에도 있다. 바로 미오글로빈이라고 하는데, 혈액이 실어다준 산소를 근육 내에서 받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미오글로빈의 함량이 높은 근육은 빨간색을 띠게 된다. 이렇게 미오글로빈을 많이 갖고 있어서 빨간색으로 보이는 근육을 ‘적근’이라고 한다. 한편 이 적근과 대비되는 특성을 갖고 있는 근육을 ‘백근’이라고 하는데, 이 백근은 미오글로빈의 함량이 적다. 그 대신 근섬유의 굵기가 굵고 빠르게 수축해서 더 큰 힘을 생성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빨간색의 적근은 미오글로빈 함량이 높아서 산소를 이용하는 능력이 높다. 산소를 이용해서 에너지를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므로 잘 피로해지지 않는다. 그래서 지구력이 요구되는 활동에 매우 적합한 근육이다.

사실 우리 몸에서는 코어근육들에 적근의 비율이 높다. 코어근육은 주로 몸 깊숙한 곳에 위치하여 척추나 골반의 연결과 안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근육들을 말한다. 우리가 하루 종일 앉아 있거나 서있는 동안 척추를 지속적으로 잡아주고 지탱하기 위해서는 이 근육들이 쉽게 지치지 말아야 한다. 코어근육에 상대적으로 적근의 비율이 높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동물을 예로 들면 철새의 근육에는 미오글로빈의 함량이 매우 높다. 겨울이 다가오면 더 따뜻한 지역을 향하여 바다를 가로질러 수만리를 쉬지 않고 날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닭가슴살은 약간만 붉은 빛이 돌지만 철새인 청동오리고기는 매우 빨간색을 띤다. 벨루가라고 불리는 흰돌고래는 바다에서 수심 1km까지 잠수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산소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미오글로빈의 함량이 특별히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근육의 미오글로빈 함량을 어떻게 하면 증가시킬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심폐순환계에 자극을 주는 운동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달리기, 수영, 자전거, 배드민턴, 테니스, 스피닝, 축구 등과 같이 전신을 이동하여 심장과 호흡계에 충분한 자극을 주는 운동이 좋다. 이러한 운동에 의해서는 심장이나 폐의 기능도 개선되지만 근육도 더 빨간색을 갖게 된다. 미오글로빈 함량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미오글로빈 함량이 높아짐에 따라 근육의 산소이용효율이 높아져서 예전보다 더 적게 피로물질을 생성하면서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나이를 먹으면서 운동습관이 없으면 당연히 전체 근육량이 감소한다. 근육량이 감소하면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의 위험에 더욱 쉽게 노출된다. 이와 더불어 노화와 함께 근육의 미오글로빈량도 감소하게 된다. 그래서 나이를 먹을수록 근육량 감소를 예방하기 위한 근력운동과 더불어 심폐순환계를 자극하는 운동이 필요하다. 심장을 더 뛰게 하고 호흡이 거칠어지는 운동을 한다면 동시에 넓적다리와 종아리 근육도 빨갛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