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모지 세종시에 관광마인드 심다…‘베어트리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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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모지 세종시에 관광마인드 심다…‘베어트리파크’
  • 임요준기자
  • 승인 2018.12.06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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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곰·공작 등 동·식물들의 환상적 조화
수목원서 즐기는 연말연시 특별한 저녁식사
입장객 성수기 하루 평균 3000명 이상
펜션·숙박 연계부족…옥천 현실과 유사

경부고속도로 청주IC를 빠져 나와 세종시 방향 30여 분 달리다 보면 허허 벌판과 어울리지 않은 이국적 풍경의 안내소를 만난다. 세종특별자치시 전동면 신송로 217에 위치한 ‘베어트리파크’다. 경기도 가평 아침고요수목원이나 경남 남해 원예예술촌 주변이 펜션, 식당으로 번화가를 이룬 것과 달리 이곳 주변에는 이렇다 할 게 없다. 관광 불모지나 다름없는 세종시에 관광 마인드를 심고, 잘 정돈된 정원과 같은 수목원, 아이들이 좋아하는 귀여운 반달곰, 불곰, 공작 등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외로울 듯하면서도 즐겁고, 화려할 듯하면서도 깔끔하게 정리된 ‘베어트리파크’로 여행을 시작한다.  <편집자 주>

취미로 가꾼 나무가 숲을 이루다
‘베어트리파크’ 설립자 송파(松波) 이재연 옹은 나무와는 거리가 먼 사업가이며, 대기업 CEO 출신이다. 단지 나무가 좋고 나무와 함께 하는 삶이 좋았을 뿐이다. 취미로 주말농장을 가꾼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세기 전인 1963년 그래서 시작한 것이 경기도 의왕시에 수목원 ‘송파원’이다. 취미가 발전해 전문가가 된 셈인데 1975년 국내최초 양란 조직 배양을 성공해 보급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수도권 개발을 타고 이곳 수목원도 이전의 위기에 닥쳤다. 전국을 돌며 찾은 곳이 현 위치 세종시 전동면 송성리다.

10만여 평 땅에 27년 전 ‘송파원’에 있던 모든 수목을 이곳으로 옮겨왔다. 2005년 수목원 조성계획을 승인받으면서 4년 뒤 송파원은 ‘베어트리파크’로 이름을 바꿔 정식개원하게 된다. 우연히 지인으로부터 반달곰 한 쌍을 선물 받은 게 개체수가 늘면서 베어트리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 보유 식물만도 1025종 34만본이다. 반달가슴곰, 불곰 등 곰 종류만 150여 마리, 여기에 공작과 꽃사슴, 비단잉어가 자연 속 평온을 만끽한다. 

식물이 먼저다
이곳 베어트리파크는 식물 성장에 좋지 않은 야간 LED조명은 사용하지 않는다. 오늘(6일)부터 겨우내 야간개장이 시작되지만 야간조명은 안내소에서 웰컴하우스까지로, 입장객 수도 제한한다. 상업적 목적이 아닌 순수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이다.

저녁식사를 위한 20인 이상 단체관람객에겐 입장료(주말 1만5000원, 평일 1만3000원)가 없다. 오후 5시 이전 입장객 중 저녁식사를 하는 관람객에게도 식사비 20%를 할인한다.

탄성의 관람코스
베어트리파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이 오색연못이다. 1000여 마리 비단잉어떼가 환영인사를 한다. 지금은 추위관계로 실내 월동지에서 겨울을 난다. 웰컴레스토랑, 세미나실과 연회장 등이 마련된 스페인풍 건물 웰컴하우스. 최근 마이프린세스 등 여러 드라마 촬영지가 되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저비용 고효율, 가장 빠르면서 효과적인 홍보효과를 이곳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전 세계 25점, 국내에도 2점만 있는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 조각상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을 이루는 꽃밭으로 둘러싸인 베어트리정원. 복층 구조의 온실로 아래층은 열대관엽식물이, 위층은 암석원으로 다육식물과 목화석, 작은 계류시설을 감상할 수 있는 만경비원. 입구에서부터 반겨 주는 향기로운 반다를 시작으로 다양한 종류의 다육식물과 바나나나무 같은 덩치 큰 식물에 이르기까지 흔히 볼 수 없는 열대식물을 한 곳에 모은 열대식물원. 무엇보다 베어트리파크의 상징, 반달가슴곰 150여 마리를 아주 가까이서 관람할 수 있는 곳.

곰들의 재롱과 노니는 모습을 보며 직접 먹이를 줄 수 있는 반달곰 동산. 용암이 식으면서 만들어진 주상절리와 그림이 그려진 듯한 단양석이 어우러진 정원, 바로 송파원이다. 짧게는 150년, 길게는 600년 이상 아름다운 수형의 고목들. 마치 금강산 만물상을 연상케하는 바위들이 줄을 서 있다.

베어크리파크는 관람만 하는 곳은 아니다. 가드닝, 숲체험, 명예사육사 체험 등 다양한 동식물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전시회, 음악회, 매직쇼 등 풍성한 문화 행사 프로그램에다 수목원에서 펼쳐지는 특별한 야외웨딩도 인기 만점이다.

외로운 관광지
세종시에는 비암사, 영평사, 금강자연휴양림 등이 있지만 전국적 유명관광지는 없다. 그나마 베어트리파크가 세종의 관광얼굴이 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인근에 펜션이나 식당 등이 연계돼 있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그만큼 지역경제 시너지가 미비하다. 연계관광자원개발이 지역경제에 얼마나 중요한 가를 반증하고 있다. 옥천이 미래 관광자원을 개발하는데 있어 놓쳐선 안 될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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