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甘木,Persimmon 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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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甘木,Persimmon tree)
  • 정홍용 안남면 화인산림욕장 대표
  • 승인 2018.12.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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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용 안남면 화인산림욕장 대표

감나무는 우리 생활 속에 여러모로 함께 해 온  아주 친근한 나무이다. ‘달다’라는 순수한 우리말은 한자의 달감자(甘)에서 온 것으로 감나무를 감목(甘木) 또는, 시수(枾樹)라고도 한다. 
6.25 참전 미군들에게  깊게 각인 된 한국의 인상은 늦가을녁에 초가집 뒤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사이로 빨갛게 열린 감이 너무나 아름답고 정겨워 가장 한국적인 모습이었다는 후일담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감나무의 꽃말은 ‘경이(警異)’ 또는 ‘좋은 곳으로 데려다 주오’인데 꽃말처럼 우리 일상에 다방면으로 감칠맛 나고 멋지게 영향을 미쳐왔다.

이를테면 잎은 종이를 만들 수 있어 ‘문(文)’으로 학문에, 단단한 나무는 화살촉을 만들어 ‘무(武)’로 무예에, 열매는 겉과 속이 똑같아 표리부동(表裏不同)이 없는 ‘충(忠)’을 뜻하고, 치아가 나쁜 어르신들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어 ‘효(孝)’를 뜻하며, 가을의 끝자락까지 달여 있어 ‘절(節)’로 절개를 뜻하기 때문에 우리 정서에 감나무는 찰떡궁합으로 사랑을 받아 온 것이다.

감나무는 중국 중. 남부, 일본(오끼나와와 북해도 제외), 한국 중부 이남에서 잘 자라며 육식을 좋아하는 서양에서는 감 먹기를 꺼려하는데, 감의 탄닌 성분이 지방질과 작용하여 변을 굳게 하기 때문에 유럽과 서양인들이 진출한 남. 북미에서는 보기 드문 식물로 되어 버렸다. 우리가 흔히 먹는 곶감의 ‘곶(串)’은  마치 꼬치음식처럼 묶었다하여 지어진 이름이 곶감(串甘)이다. 

감은 약용으로는 뇌졸중, 동맥경화 등의 질환에 효과가 있으며 특히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함과 동시에 항암 효과가 뛰어나고, 노화방지에도 좋다. 홍시와 곶감은 소화촉진을 도와 위장을 튼튼하게 한다. 비타민 A.B가 풍부하고 특히 비타민 C는 100g중에 30~50mg이나 함유되어 있어 고혈압에 효과가 크다고 한다.

감나무 줄기는 거북등 껍데기처럼  볼품없이 보이지만 사실은 고급 가구재로 쓰인다.
속이 단단하고 반발력이 뛰어나며 반향성(反響性)이 좋고 ,무뉘가 미려하기 때문에 골프채의 고급 1번 드라이버와 3번. 5번 우드 헤드(Wood head) 부분에 쓰인다. 특히 감나무 목재중 검은 무뉘가 있는 것을 "먹감나무"라 부르며 장농이나 문갑, 사방탁자등 귀한 가구를 만드는데 사용하고 있다.

감을 일본어로는 ‘가끼’라고 하는데 서양인들은 카키(khaki)로 발음하여 카키색(감나무잎색)이라면 위장성이 뛰어나 군복을 뜻하게 되어 영어로도 그대로  Khaki로 되어 버렸다.
6.25의 참상은 의, 식. 주면에서도 우리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먹을 음식이 없는 그 당시에는 홍시가 되어 떨어진 감을 주우려는 필사적인 꼬마들과 전답에 심겨진 곡식 훼손을 막으려는 핏발선 감나무 주인과의 숨바꼭질의 연일연야(連日連夜)였다.
가을이 되어 곶감 철이 되면 감서리를 막기 위한 감나무 주인의 처절한 감시는 극에 달해 감이 얼마나 구황(救荒)에도 지대한 몫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입을 옷이 없어 암시장에서 흘러나온 군복과 제대병이 각 검문소의 헌병들 눈을 피해 몰래 갖고 나온 군복은 그야말로 질기고 보기 좋고 주머니까지 곳곳에 많이 부착되어 있어 실용성이 뛰어난 고급옷 대우를 받아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군. 경에서는 감색 군복을 입은 군인과 민간인을 구별하기 위해 심한 단속을 하여 장날이면 장터 끝자락에 군복과 군용 담요를 염색하는 업체가 장터마다 성업 중이었다. 

일본 속담에 ‘모모(桃), 구리(栗) 산넨(3年) 가끼(甘) 하찌넨(8年)=복숭아와 밤은 3년이면 열리고, 감은 8년이 돼야 열린다는 뜻’라는 말이 있는데 요즘은 옛 속담이 무색하게 품종 개량을 하여 3년이면 열리는 품종도 있고, 단감은 연구 개발하여 재배지역을 따뜻한 남부 해안지방에서 점점 북상시켜 우리 옥천은 물론 남한전역을 점령해 가고 있다.

대봉은 유달리 크고 탐스러워 하나만 먹어도 한끼를 거뜬히 때울 수 있어 비상시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 안성맞춤이다. 영동과 상주는 곶감 단일 품목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어 부동의 위치를 차지하여 지역발전에 많은 공헌을 하는 효자상품이 되었다.

특히 상주 곶감은 옛부터 임금님의 진상품으로 전해 내려와 선물용으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감은 저장성이 좋아 젯상에는 계절에 구애 없이 오르며, 여러 가공 방법으로 국민 과일로 대접을 받고 있다.

2002년 크리스마스 때 싱가포르에서 일을 마치고 말레시아 조호르(Johor)주 옛 영국군 주둔지 였던 그림처럼 아름다운 유명한 관광지 데사루(Desaru) 리조트에 수일간 머물게 되었다.

그곳으로 가는 도로변에 온갖 열대과일을 파는 과일 상들이 군데군데 포진해 있어, 리조트 숙소에서 먹을 과일을 살려고 가 보았더니 한국 단감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반갑고 신기하여 주위에 놓여 진 상자를 보니 ‘경남 김해군 진영’이란 한글표시가 커다랗고  선명하게 찍혀 있어 몇 개를 사면서 잘 팔리냐고 과일상에게 물어 보았다.  이렇게 많이 쌓여 있어도 인기가 좋아 수 시간이면 동이 난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환하게 웃어준다. 달고, 맛있고, 신선하고, 값싼 수많은 열대 과일이 지천인 이곳에 우리 감이 용케 비집고 들어 왔으니 에스키모에게 냉장고를 판격으로 생각 되어 정말 대견스러웠다.

금방이라도 쨍하고 깨져버릴 것  같은 푸른 하늘, 그 하늘에 꿈처럼 떠 있는 흰 구름 , 오직 나만을 위해 펼쳐져 있는 듯한  그림 같은 백사장, 머리 위에 그늘을 드리운  채 해초처럼 흐느적거리는 야자수 밑 해먹(hammock=그물침대)에 누워 고국의 향이 물신 풍기는 좋아하는 감을 대하니 만감이 서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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