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최초 '송고버섯' 재배성공 ··· 연매출 3억원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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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최초 '송고버섯' 재배성공 ··· 연매출 3억원 올려
  • 유정아기자
  • 승인 2016.03.1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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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대전에서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고문수(53)대표와 한국은행 직원이었던 아내 박난희(54)氏가 지난 2011년 귀농했다. 쌀과 보리 외에 아는 농작물이 없었던 이들 부부는 국내최초 송고버섯 재배를 성공하며 성공적인 귀농사례가 되었다. 직장인부부에서 농업인으로 탈바꿈한 스토리를 들어본다. <편집자주>

커리어우먼 아내 5일장 아줌마로… 홍보역할 톡톡
재배 희망농가 증가… 귀농인들의 랜드마크가 목표
햇볕 받는 송고버섯, 비타민D 고함유… 면역성 강화

“가지 않은 길을 도전하는 과정 자체가 힘이 들었죠.”
'청성사랑농원' 대표 고문수(53)氏는 지난 2011년에 옥천군 청성면에 귀농했다.
서울과 대전에서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고氏는 청성사랑농원의 ‘송고버섯’을 재배하며 연간 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 마음에 남은 옥천
고氏는 일반적인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연 속에서 살기 위해 귀농을 결심했다. 그러나 결심이후 본인의 거주지를 찾는 것도 고민의 연속이었다. 귀농지역을 선정하기 위해  4개의 도를 다니며 본인의 새로운 거주지를 물색했다.

고氏는 “아무 연고도 없던 옥천에 처음왔는데 산수(山水)가 아름다워 몇 번을 다시 왔다”라며 “고민하던 중 계속 마음에 남아 발걸음을 옮겨 이곳에 왔다”라고 말했다.

 

 

 

 

 

■ 처음의 시련

고氏는 귀농 후 다양한 작물에 도전했다. 처음 귀농했을 당시 고氏는 옥천의 묘목특구지역이라는 특성을 살리기 위해 묘목을 시작하려고도 했다. 하지만 준비과정에서 묘목을 심어야하는 적기를 놓치게 되었다.

버섯을 준비하기 앞서 지인들의 추천으로 잠시 밭농사도 진행했었지만 수익이 나지 않았다. 고氏가 송고버섯을 시작한 후에도 시련은 계속되었다. 임대로 진행했던 곳에서 거처를 옮겨 처음부터 다시 재배를 시작했을 때의 막막함과 하우스 설비과정 중 4차례에 걸친 난방기기 교체 등 어떤 작물이든 처음은 녹록치 않았다.

■ 아무도 가지 않은 길

고氏는 귀농에 적합한 새로운 작물을 찾던 중 중국에서 개발된 송고버섯을 접하게 되었다. 송고버섯은 일반버섯과 재배방법이 확연히 달라 관리가 어려워 실패확률이 높은 버섯이다.

일반버섯은 햇볕을 가려 재배하지만 송고버섯은 햇볕을 보고 자라며 환기가 필요하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일반버섯에 비해 비타민D가 높은 것이 송고버섯의 특징이다. 또 송고버섯은 피를 맑게 해주는 레시틴과 면역성 강화 성분 등 다양한 효과가 있다.

그러나 고氏가 송고버섯을 재배하기 전까지 국내에서 재배하는 곳이 없었고 재배방법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 설비에 관한 자료를 접하기 어려웠다. 기존 버섯종사자들은 까다로운 재배방법을 이유로 ‘이런 버섯류가 잘 될리가 없다’라며 생산을 꺼렸다.

고氏는 “고민을 많이 했지만 송고버섯을 직접 맛본 후 경쟁력이 있을 거라 고 판단했다”며 “누군가 키워냈으니 나도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라고 말했다.

이어 고氏는 “약용버섯의 경우 약효가 알려지면 유행을 타는 경우가 많지만 일상 식생활 위주로 먹는 것이 아니다”라며 “꾸준히 식생활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고급 식용버섯을 재배하기로 결정했다” 라고 말했다.

고氏는 지난 2012년 말 임대로 시작했던 곳에서 본인의 땅에 처음부터 다시 설비를 준비했다. 버섯관리를 두동으로 나눠 온도와 습도를 다르게 조절해 최적의 상태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규모를 더 키우며 하우스시설에서 지출되는 비용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 없었지만 보이지 않는 손실을 감수해야만 했다. 이러한 과정 덕분에 현재 송고버섯은 맛과 향은 물론 다양한 효능을 갖추고 있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커리어우먼에서 5일장 아주머니로

고氏는 송고버섯의 생산성을 증가시키고 품질을 높이는데 성공했지만 판로가 없었다. 고氏는“관광 등산로에서 홍보를 했었던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외지사람의 경계로 쫓겨난 적도 있다”라며 그간의 경험과 아내 박난희(54)氏의 노력 또한 언급했다.

고氏는 “아내는 한국은행을 다니던 커리어우먼이었지만 귀농 후 송고버섯 홍보를 위해 5일장에 나가기 시작했다”라며 “남부3군은 물론 유성까지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근처 지역은 다 돌았다“라고 말했다.

아내 박氏는 옥천관내의 각종행사는 다 참여하며 시식행사를 진행했다. 약 2년여 간의 홍보활동으로 우체국 쇼핑에서 납품제의를 받게 되었고 입점조건을 갖춰 판로를 확장했다.

한 곳에서 판로가 열리자 다른 업체에서 판로를 확장하는데 수월해졌고 KBS1 ‘6시내고향’ 프로그램의 방송에 나가게 되었다. 그 결과 현재 송고버섯은 롯데마트, 홈플러스, 우체국쇼핑 등 다양한 업체에서 납품할 수 있게 되었다.

아내 박氏는 “도시에서만 지내면서 쌀과 보리의 차이점도 잘 모르는 채로 귀농했다. 처음 홍보를 위해 혼자 다녔을 땐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감사한 경험이다”라며 “홍보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지금의 농장이 있기까지 탄탄한 밑거름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고氏는 이곳으로 모두 유통되기엔 수량이 적어 생산량을 증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氏는 대학생인 아들 고동군(25)을 언급하며 “처음 귀농을 제안했을 땐 반기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라며 “하지만 이젠 본인을 이해해주는 것 같다. 그저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 주민들이 색안경을 벗기까지

귀농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역시 주민들과의 관계이다. 고氏 또한 처음 만나는 주민들과의 관계에서 노력을 했다. 고氏는 “처음 귀농을 시작했을 때 개인적인 연고나 기댈 수 있는 자료는 하나도 없었다”라며 “주민들은 흔히 도시에서 땅으로 투자해 이익을 챙기는 사람으로 색안경을 끼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고氏는 “송고버섯을 작물하며 몇 년간 묵묵히 걸어온 본인의 성실함과 주민들과의 관계에서 보여줄 수 있는 진실성 이외에 다른 것은 없었다”라며 “귀농을 시작한 이후 평생 머물 곳이라고 생각하며 일하니 주민들에게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 “귀농인을 위한 랜드마크가 되고 싶다”

고氏 본인만 3만kg의 송고버섯을 재배하고 있으며 뜻을 함께하는 4가구와 함께 재배하고 있다. 올해 3가구가 더 추가될 예정이다. 고氏는 귀농을 시작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수량을 확보하기 위해 송고버섯 단지를 설립중이다.

고氏는 최근 고노동과 낮은 수익, 작물에 대한 지식부족 등 역귀농이 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이를 위한 대안으로 송고버섯 재배를 추천했다.

고氏는 “어디서 일하건 주거환경과 안정적인 수익이 제일 중요한데, 송고버섯 재배는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생산성을 높이고 품질이 향상된 이후엔 나름의 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氏는 “항상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며 재배환경이 비교적 쾌적하고 비교적 큰 노동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흔히 농사일에서 볼 수 있는 고충이 적어 귀농인에게 적합한 작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기적인 수익만을 보고 송고버섯 재배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에게 주의를 표했다.

고氏는 “농번기, 농한기가 없이 평생직장처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일반적인 농사에 비해 노동력이 적은 것일 뿐 쉽게만 생각한다면 분명 부담이 되는 작물”이라고 말했다.

또한 고氏는 “버섯이 알려지자 ‘이 버섯을 재배하면 돈이 된다’라는 과장된 감언이설로 이득을 보는 브로커도 있었다”라며 “우후죽순으로 송고버섯에 달려드는 사람들은 빠른 수익을 위해 품질을 고려하지 않고 우선 재배를 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고氏는 이러한 경우 성실하게 송고버섯을 재배하는 다른 사람까지 피해가 갈 수 있음을 말하며 장기적인 관점을 가질 것을 부탁했다.

고氏는 “초반엔 금방 수익이 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송고버섯의 품질과 양을 고려해야만 본인에게도 장기적인 생산라인을 확보할 수 있고 본인에게도 이익”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고氏는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작물에 도전할 동기가 되는 좋은 사례가 되고 싶다”라며 “꾸준한 노력과 때론 거침없는 도전으로 본인의 상품을 선보인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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