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호르몬 분비시키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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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호르몬 분비시키는 법
  • 정일규 한남대학교 생활체육학과 교수
  • 승인 2019.01.1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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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규 한남대학교 생활체육학과 교수

성장호르몬이라고 하면 키가 자라는데 작용하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성장호르몬은 뼈의 길이와 부피 자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성장호르몬은 성장기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광범위한 대사작용을 갖고 있으며 일생동안 분비된다.

다만 성장호르몬은 나이를 먹으면서 점차 감소하여 60대가 되면 20대에 비하여 절반 이하로 감소하게 된다. 보통 갱년기를 겪으면서 복부지방이 증가하고 근육량과 골밀도가 감소하며, 동맥의 경직도도 높아지면서 고혈압과 심혈관질환의 발병률이 높아지는데 이러한 노화현상은 성장호르몬의 감소와 관련이 깊다. 갱년기 증세는 무기력과 피로감, 정력의 감퇴, 불면증, 안면홍조나 질건조증 등으로 나타나는데, 증세가 심할 경우에는 성장호르몬 주사가 처방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성장호르몬을 자연적으로 분비시키는 방법이 있다. 바로 운동을 하는 것이다. 운동을 할 때 나타나는 뼈의 밀도증가, 힘줄과 인대의 강화, 근육의 강화, 혈관의 탄성과 같은 여러 유익한 변화는 바로 이 성장호르몬의 분비와 관련되어 있다. 운동을 할 때 성장호르몬은  운동하는 근육에 에너지를 동원시키기 위해 지방조직에서 지방을 분해하고, 간에서 저장된 탄수화물을 꺼내서 쓰도록 도와주는 작용을 한다. 그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콜라겐과 같은 단백질합성을 촉진하여 관절을 튼튼하게 하고 근육을 강하게 만들어 준다.

이 성장호르몬은 약 3시간 간격으로 하루에 일곱, 여덟 차례에 걸쳐 파동을 치듯이 뇌하수체로부터 분비된다. 대체로 운동을 시작해서 15~20분까지 성장호르몬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다가 그 후 증가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너무 가벼운 운동으로는 성장호르몬의 뚜렷한 분비가 나타나지 않는다. 즉 산책을 하듯 천천히 걷는 운동만으로는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기대하기 어렵다. 적어도 자신의 체력수준에 비추어 중정도 이상의 운동으로 지속해서 운동할 때 성장호르몬이 현저히 증가한다.

그러므로 체력이 낮은 상태에서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에는 욕심을 내지 않고, 체력을 점차 높여감에 따라 성장호르몬의 분비효과도 더욱 크게 기대할 수 있다. 달리기, 사이클, 수영과 같은 심폐순환기능을 높이는 전신운동도 좋지만, 근육을 강화시키는 중량부하운동을 병행하면 더욱 큰 성장호르몬 분비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운동과 더불어 성장호르몬의 분비효과를 증폭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잘 자는 것이다. 사람이 잠을 자는 동안 두 가지 패턴의 수면이 번갈아 일어난다. 즉 논렘수면(non-REM)과 렘수면(REM)이다. 잠이 들어 처음 약 한 시간 동안은 논렘수면으로서 이 수면상태에서 성장호르몬은 가장 크게 분비된다. 이 첫 번째 논렘수면 상태에서 뇌파를 보면 서파라고 불리는 알파파가 많이 나타나며, 인체는 매우 깊은 무의식상태에 들어가 있게 된다.

이 첫 번째 논렘수면이 전체적인 수면의 질에 영향을 미치며 성장호르몬이 크게 분비되는 회복과 성장을 위한 중요한 시간대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잠자리에 들면서 소음을 차단하고 조명을 끄는 등 좋은 수면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키의 성장뿐 아니라 인체의 회복과 발달을 위해 중요하다.

그런데 이 수면의 질과 운동은 깊은 관련이 있다. 즉 연구에 따르면 하루 중 어느 시간대에 운동을 했을 때, 그 날 밤에 취한 수면의 질이 높아진다고 보고되고 있다. 즉 수면 중 논렘의 시간이 길어지고 뇌파를 보면 뇌가 더욱 쉬고 있음을 뜻하는 서파의 출현이 많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또 한 가지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돕는 방법은 운동과 함께 적절한 영양, 특히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다. 즉 운동이 끝나고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돕는 것으로 알려진 아르기닌이나 글리신과 같은 아미노산을 적절이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이들 아미노산은 콩류, 견과류, 새우나 조개류, 닭고기, 달걀 등에서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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