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창고 지붕마다 태양광발전시설…독인가 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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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창고 지붕마다 태양광발전시설…독인가 약인가
  • 임요준기자
  • 승인 2019.01.17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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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5개 마을 이어 작년 11개 마을 추가
5년 후부터 수익…우후죽순 속 수익성 떨어질라
지난해 옥천읍 삼청리 집하장 지붕에 태양광발전시설이 설치됐다. 5년 후부터 발생될 수익금이 어느 정도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정수입이 없는 마을 수익창출 일환으로 2016년 관내 15개 마을에 이어 지난해 11개 마을 총 26개 마을에 태양광발전시설이 들어섰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여기저기 태양광시설이 우후죽순으로 늘면서 기대와 달리 판매단가 하락에 따른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장 등 수리로 인한 운영관리비 증가는 재정적 여유가 없는 시골마을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옥천향수신문>은 마을창고와 집하장 지붕을 뒤덮고 있는 태양광시설 이대로 좋은가 긴급진단에 나섰다.

고정수입 없는 마을에 년 5~600만 원 짭짤한 수익
마을별 태양광발전시설은 지난 2016년 처음 설치됐다. 군북면이 가장 많은 5곳, 옥천읍·안남면 각 3곳, 동이면 2곳, 군서·청산면이 각 1곳씩 총 15개 마을에 20KW 용량 시설이 들어선 것이다. 도비 2250만 원, 군비 2750만 원, 자부담 2000만 원 등 총 7000만 원이 소요됐다. 자부담액은 입찰차액에 따라 실제 마을별 부담금은 1400만~1600만 원 정도다. 이때 시공한 업체는 대부분 관내 업체로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됐다.

설치한 A마을 이장은 “생산된 전기는 보관했다가 가격이 오를 때 판매해 년 관리비 25만 원을 제외하고도 500~600만 원 정도 수익금이 발생한다. 돈 나올 때 없는 상황에 이 수익금은 마을 재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당시 자부담이 없어 하고 싶어도 못한 마을이 있었는데 (설치)하길 잘했다”고 뿌듯해 했다.

A마을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B마을은 상황이 다르다. 이 마을 이장은 “태풍에 모듈이 날아가 수리하는데 시공업체와 관리업체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싸움만 하는 통에 3일이 걸렸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앞으로 태양광시설이 더 늘어난다는데 생산량이 많아지면 자연적으로 판매단가도 하락할 텐데 수익금이 줄어들까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11개 마을 추가 시설
충북도는 에너지 복지로 잘사는 농촌마을을 조성한다며 지난해 옥천군에 추가 설치했다. 가장 많은 안내면 3곳에 이어 옥천읍·동이·청성·청산에 각각 2곳씩 19.8KW(안전관리비 대상 제외) 용량 시설이 총 11개 마을에 설치됐다. 2016년 설치와 달리 자부담 없이 4800만 원(국비 1200만 원, 도비 360만 원, 군비 840만 원, 민자 2400만 원)이 국·도·군비와 민자로 추진됐다. 민간기업이 선투자 후 발전판매 수익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형식이다. 이번 참여한 민간업체는 태웅이엔에스(주)를 주관사로 삼광에너지, ㈜동일, 한얼누리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에 따라 투자기업은 다음 달부터 가동을 시작해 향후 5년간 발생된 수익금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이들 11개 마을은 5년간 임대수익과 5년 후부턴 발전수익으로 소득을 창출하게 된다.

5년 후 관리는
이들 11개 마을은 5년간은 별다른 수익이 없다. 년 50만 원 정도 임대수익이 있다지만 확정된 금액은 아니다. 민간업체가 투자금을 회수한 5년 후부터 본격적인 수익금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때부턴 유지관리비도 본격적으로 발생될 것으로 예상돼 순이익금은 어느 정도일지 예상할 수 없는 상황. 이런 염려는 지난 10일 운영관련 설명회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해당 마을이장들은 모듈의 수명, 고장여부, 복잡한 세금계산서 발행방법, 보험관계, 청소, 화재 발생 여부 등 서류상 문제부터 관리까지 질문을 쏟아내며 기대와 우려를 함께 드러냈다. 특히 5년 후 관리대상이 마을이 되는 만큼 태풍 등 천재지변에 따른 사고 발생 시 보험보상이 되지 않는 것과 모듈 교체비, 보험 가입비, 청소비 등 마을에서 부담해야 하는 비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군 관계자는 기자와 인터뷰에서 “고정수입이 없는 마을에 혜택을 주고자 추진된 사업으로 마을 입장에선 좋은 사업”이라면서도 수익성에 대해선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조심스레 밝혔다.
마을은 돈 한 푼 안들이고 태양광발전시설을 갖게 돼 이익을 본 것인지 5년 후부터 모든 권한과 책임 속에 발생될 손익이 독이 될지 약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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