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하고 사랑하라?…옥천적십자봉사회 회장직 놓고 삿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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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하고 사랑하라?…옥천적십자봉사회 회장직 놓고 삿대질
  • 임요준기자
  • 승인 2019.01.17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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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위원회 차기회장 선출 A씨서 B씨로 번복
선출됐다 파기 된 A씨 “있을 수 없는 일” 반발
최영숙 전 회장 “운영회서 최종결정, 문제없다”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옥천지구협의회가 차기회장 선출 번복이라는 극단적 결정을 하면서 정기총회에서 고성과 삿대질이 오가는 추태가 벌여졌다. 순수 봉사정신을 되새기라는 주민들의 한숨 섞인 질책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옥천지구협의회(이하 옥천적십자봉사회)가 신임회장 선출을 놓고 고함과 삿대질이 오간 추태에 대해 순수 봉사단체가 본연의 임무를 상실하고 자리에 목메고 있다며 주민들이 혀를 차고 있다.

옥천적십자봉사회는 지난 10일 적십자봉사회관에서 제20차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주요 내용은 지난해 감사보고와 사업설명, 새로 만들어진 봉사나눔센터 운영관리다. 하지만 올해 옥천적십자봉사회를 이끌 회장 선출을 놓고 일부 회원들의 반발하면서 총회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문제 발단은 지난해 11월로 넘어간다. 옥천적십자봉사회 운영위원회는 차기회장으로 A씨를 선출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최영숙 전 회장(당시 회장)의 권한으로 임시운영회가 열렸고 A씨 선출을 파기하고 B씨를 새로운 차기회장으로 선출했다.

이유인 즉 A씨가 명예실추를 했다는 것. B씨는 이번 총회에서 최 전 회장과 자리를 나란히 하며 총회를 이끌었다. 이에 A씨를 비롯해 일부 회원들이 선출에 문제가 있다며 운영위원회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고, 최 전 회장측간 대립이 극에 달하면서 총회장은 그야말로 도떼기시장 그 자체였다.

먼저 A씨는 최 전 회장이 사업보고를 마무리하고 올해 안건에 대해 B씨에게 진행을 맡기자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총회를 거치지 않아 신임회장 승인이 안됐다”며 B씨의 진행을 막았다.

이에 최 전 회장은 “임시운영회에서 가결된 사항”이라며 “현 집행부가 있는 상황에 임명장(신임회장)을 받지도 않았는데 현 회장인 것처럼 다녔다”라고 적십자 명예실추를 그 이유로 들었다. 또 다른 임원도 회칙을 거론하며 회장 선출에 대해 “운영회에서 선출해 충북도 지사에 보고하면 된다”며 “총회에서 선출하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발한 회원들은 “지사에서는 명예실추로 판단하지 않는다”, “지사에 간 것이 월권이냐”, “운영위에서 결정해도 총회에서 최종 결정되어야 한다”, “봉사나눔센터장은 신임회장이 선출해야 한다” 등을 주장하며 이의를 제기했다.

도 지사 관계자는 “명예실추 여부는 지사에서 판단하지 않는다. 판단은 운영위원회에서 했다”며 한발 물러섰다.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ㄱ봉사회 차기회장이라고 소개한 C씨는 “활동한지 5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노란가운(적십자사 조끼)은 자랑스럽다. 아무 댓가 없이 순수하게 봉사하는데 이렇게 논쟁하는 것이 바로 명예실추”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극한 언쟁 끝에 B씨를 차기회장으로 인정하고 봉사나눔센터장 선출은 차기회장에게 넘기면서 논쟁은 일단락됐다.

B씨는 “분열되어선 안 된다. 어깨가 무겁다. 최선을 다해 이끌겠다”며 신임회장으로 소감을 밝혔지만 언제 터질지 모를 불만은 불씨로 남았다.

주민 D씨는 “‘널리 구제하고 고루 사랑하라’는 적십자사를 향한 고종 황제의 칙령을 망각한 행위다. 사랑으로 구제하고 봉사로 헌신해야 하는 단체가 감정에 휩쓸리고 알력이나 쓰는 저질 단체로 추락했다는 사실에 할 말을 잃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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