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나쁜 꿈이었어요
고공의 철탑 위에서
밥그릇만은 빼앗아가지 말라는 무언의 투쟁
그거라도 붙잡아야 했어요
가난한 아버지가 가난한 아이에게
배고픔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
아이의 꿈을 지켜주고 싶어서
고속도로 옆 철탑에 올라가야 했어요
눈앞이 아찔하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고공의 행진
샛바람 소리만이 가슴을 칩니다
징계와 해고
공장에서의 차별
돌아선 동료
이 모든 악몽을 걸러내려고
철탑에 드림캐쳐를 걸어둡니다
나도 허공에서 흔들립니다
햇빛이 이토록 눈부신 적이 있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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