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리자”…예술·문화인들 머리띠 조였지만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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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리자”…예술·문화인들 머리띠 조였지만 첩첩산중
  • 임요준기자
  • 승인 2019.01.24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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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예총, 장옥자 전 회장 물의 책임 사임
유정현 신임회장 “예총 살리는데 힘 모으자”
지용시낭송회 “회비납부…정회원인줄 알았는데”
옥천예총 유정현 신임회장이 무거운 당선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옥천지부(이하 옥천예총)가 전임회장의 책임성 사임으로 내홍을 겪는 가운데 새 집행부가 결성됐다.

옥천예총은 구랍 17일 이사회를 열고 임기 1년을 남긴 장옥자 전 회장의 사임서를 정식 수리했다. 장 전 회장이 수년간 임원진과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행사를 진행한 게 가장 큰 이유다.
옥천예총 한 관계자에 따르면 장 전 회장이 구두로 사임을 밝혔지만 번복돼 이사회에서 사임하겠다는 확인서를 받았다.

그는 “사임서 제출에 대한 확인서까지 받는 이런 사임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어쩌다 예총이 이 지경까지 왔는지...”라고 안타까워하며 혀를 찼다.

옥천예총은 장 전 회장이 사임함에 따라 지난 19일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유정현(한국사진작협회 옥천지부 소속) 신임회장과 강경구 현 감사 유임, 박찬식 신임감사를 각각 선출했다. 유 신임회장의 임기는 잔여임기 1년간이며, 내년 총회에서 신임을 받을 경우 향후 4년 총 5년간 회장직을 맡게 된다.

유 신임회장은 “부족한 저를 예총 살려달라고 선출해 주셨다. 신임해 주신데 감사드린다”면서도 “머리가 복잡하고 무겁다”라고 심경을 토했다.
이어 “대의원님들의 협조가 없으면 이 난관을 헤쳐내기 어렵다. 새 집행부를 믿고 예총을 살리는데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부회장 선출은 산하협회인 국악협회와 문인협회의 추천이 이뤄지지 않아 다음 정기총회로 미뤄졌다. 

회장 선출에 앞서 강 감사의 감사보고가 진행됐다. 강 감사는 보고에서 “예산 500만 원이 집행된 제60회 충북예술제는 부회장이나 (산하)협회장들에게 협의 없이 시행된 점과 음악협회 215만 원 지출 중 협회 내 합창단원이 있음에도 외부단원을 참가시켜 100만 원을 집행한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또 “사진·미술·문인협회가 제외된 제11회 옥천예술제가 예술제인가 음악제인가라는 회원들의 질타”를 전했다. 사무국 운영에 있어 “지난 7년간 사무국장이 여러 번 교체돼 업무의 연계성과 숙련성이 없어 업무에 차질이 많았다. 차기 이월금 270만 원을 만들어 놓겠다했지만 전년 이월금 122만 원인데 반해 이번 이월금은 15만 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특히 강 감사는 총평에서 장 전 회장이 A신문과 인터뷰에서 ‘협회장들이 해마다 기부금을 요구해와 오히려 힘들었다’고 말한데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에 각 협회장들이 분개하고 있다. 본인이 3년 전 입후보 소신발표에서 ‘예총발전기금으로 500만 원을 내겠다’하여 대의원들의 박수도 받은 적 있다. 해마다 지회장이 200만 원 내는 것은 지회장회비로서 운영비 분담금 계정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다른 회장 때도 다 냈던 것”이라며 “옥천예총과 각 협회장들의 명예와 도덕성을 실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월 이사회에서 장 전 회장이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한 것 같지만 이사들에게 의문이 갈 정도의 무성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장 전 회장은 기자와 인터뷰에서 “A신문에 사과문이나 정정보도를 요청했고, 신문사도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진 총평에서 강 감사는 “4개 업소 외상대금이 있다. 장 전 회장 개인사용인지 예총 로비용인지, 개인 사업용으로 활용한 것인지에 대해 확인 불가사항”이라고 해 지난해 결산은 별도 날을 정해 장 전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장 전 회장이 이번 총회에 참석해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지만 장 전 회장은 기자와 인터뷰에서 “총회일이 집안 행사와 겹쳐 참석하지 못했다. 1월 이사회 때 사전양해를 구했다”며 결산에 대해 “다음 일정 때 참석해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또 다른 곳에 있었다. 이날 총회에 정회원 자격이 아닌 지용시낭송회는 “정회원으로 회비 20만 원을 납부했는데 결산서에는 왜 찬조금으로 돼 있냐”며 항의성 질문을 던졌다. 이들에 따르면 지용시낭송회는 2013년 특별회원으로 가입했다. 장 전 회장이 말하기를 특별회원이 3년간 회비를 납부하면 정회원으로 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2013년 특별회원 가입비와 2017년, 작년까지 20만 원씩 총 3회 납부했다.

지용시낭송회 관계자 B씨는 기자와 인터뷰에서 “5년 전 특별회원으로 가입하면서 20만 원 납부했다. 2017년에 정회원이라고 해서 납부했다. 작년엔 회원이 아닌 것 같아서 납부를 안 하려고 했더니 예총 사무국장이 공문을 보내 정회원인줄 알고 납부했다”고 밝혔다.

이에 장 전 회장은 “특별회원이 정회원으로 된다고 말한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장 전 회장의 전화를 받았다는 B씨는 기자와 추가인터뷰에서 “내 잘못이 크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옥천예총이 잔여임기 1년을 남겨놓고 회장 사임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지만 새 집행부가 구성되면서 안정을 찾고 있지만 외상대금, 지용시낭송회 회비납부 건 등 해결할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극한 추위 속에서 내홍을 겪고 있는 옥천예총이 이번 사태를 극복하고 옥천의 예술과 문화부흥을 위해 새봄을 맞게 될지 주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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