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의 쓴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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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의 쓴 소리
  • 최성웅 충북일보 전 논설위원
  • 승인 2019.01.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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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웅 충북일보 전 논설위원

김중권 민주당 대표는 두 종교지도자로부터 달콤한 소리와 쓴소리를 들었다. 두 종교 지도자가 약속이나 한 듯이 기분 좋게 달콤하고 입맛 당기는 소리만 해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는 않았다.

김수환 추기경은 당시 5일 정치권을 향해 머리를 비우고 국민들의 소리를 정직하게 똑바로 들으라고 따끔하게 질책을 했다. 이날 오후 서울 가톨릭 신학대학 주교관을 찾은 김중권 민주당 대표 일행과 30분 정도 나눈 대화 자리에서였다.

김 대표가 여야가 정쟁에만 매달리지 않는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고 인사말을 하자, 김수환 추기경은 정치권에 대한 심경을 정직하게 토로했다. 김 추기경은 정치인들이 국민의 소리를 제대로 듣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운을 뗀 후. 정치인들의 머릿속에 무언가 다른 것이 꽉 차 있어서 국민의 소리를 들어도 마음으로 듣는 것 같지 않다고 따끔하게 질책했다.

그는 곧이어 그 다른 것이 바로 ‘대권욕심’임을 직설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다음 대선 같은데 전체가 꽉 차 있어서 벌써부터 정당 간에 싸우고 있고 민생을 돌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얻기 위해서는 버려야 한다는 말이 있지 않느냐면서.  마음을 비우고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면 그때서야 국민들이 정말 우리를 위해서 일하고 있다. 라고 인정해 줄 것이라고 당부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김 추기경은 또 그동안 정치인들이 너무 많이 말을 바꿔왔다.

부모들이 이래 가지고서야 아이들 교육을 어떻게 시키겠냐고 걱정할 정도라며. 정치인들의 정직성에 대해서도 일침을 놓았다. 김 추기경은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서도 언급 노벨평화상 타신 분답게 국내정치도 신뢰와 상생의 정치 분위기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라는 뜻을 피력했다.

이는 요즘 김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이 노벨평화상 받은 분답지 않다는 뼈아픈 지적을 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어서 귀담아 새겨들을 충언이기도 하다.
김 대표로서는 너무도 뜻밖의 질책이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을 것이다. 김중권 대표는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 스님으로부터 흥분될 정도의 기분 만점의 달콤한 소리를 들었던 만큼. 김 추기경으로부터도 정대스님처럼은 아니더라도 위로 한 말씀 해줄 것을 기대하고 찾아갔을 텐데. 의외의 쓴소리를 들어야 했던 김 대표는 정치인들로부터 무엇을 기대하고 본받겠느냐는 훈시성 질책을 받고 정치인의 한사람으로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반성하는 표정을 지었다.

여야정치권 인사들이 대권욕으로 머릿속이 꽉 차 있어 국민들의 소리가 벌떼 윙윙거리는 소리 정도로 들릴지는 모르지만 김 추기경의 질책이 아니더라도 백번 맞는 것이다. 종교지도자라면 이처럼 나라를 걱정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충언을 아끼지 말아야지 지난번 정대스님처럼 어느 한쪽 팔을 번쩍 치켜 올려주고. 한쪽은 깔아뭉개는 식의 편협된 시국관을 가지고 있는 데서야 국민들에게 실망만 안겨줄 뿐이다.
김 추기경이 지적한 것처럼 마음을 비우면 국민들의 모습과 참 목소리를 바로 보고 정확히 들을 수가 있는 것이다. 정치권이 대권욕으로 무겁게 매달린 마음을 홀가분하게 비우고 오직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가 고뇌하고 묵묵히 행동에 옮겨가면 국민들은 그를 신뢰하고 정치적 믿음을 보내줄 텐데 한쪽을 계속 흠집 내면서 살생 정치 운운하니까 신물이 날 뿐이다. 여야정치인들이 모두 마음을 비우고 겸허하게 국민의 소리를 들으려 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지적이 수많은 세월동안 있었다.
대권에만 혈안이 된 정당은 국민의 눈높이를 너무 모르고 있다. 얼마 전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 대표가 앞으로 50년간은 민주당이 대권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김수환 추기경의 쓴소리는 쇠귀에 경 읽는 격이 됐다. 그러나 귀가 어둔 정치인에게는 보청기가 필요하듯 김 추기경의 쓴소리의 둥근 공은 정치인 쪽에 있다.
 21세기는 정보의 시대 모든 국민은 선거 때가 되면 올바른 정치인을 찾는데 국민의 몫을 다해야 할 책무가 있다. 향응[響應]이나 향이[香餌]에 얽매이지 말고 관찰력에 의한 선거권 행사가 중요하다. 선거란 누구를 뽑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국민이 변해야 나라가 산다.
이젠 어느 분의 쓴 말이 약이 될는지 두고 볼 일이다. 비록 쇠귀에 경 읽는 격이 될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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