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내가 만난 그분(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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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내가 만난 그분(27)
  • 최종식 청산 성신교회 목사
  • 승인 2019.01.2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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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청산(16)
최종식 청산 성신교회 목사

이제는 하나님께 기도하기를 ‘병을 고치기 위해 온 사람 병을 고쳐주셨으니 먹고 살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하니 아는 친구가 부천 그 당시 소사에 이층집 20동을 짓는데 현장 관리할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거긴 통제가 가능한 사람이 가서 일해야 한다면서 저에게 “야 털보 너 잘 만났다. 내일부터 거기 가서 일 좀 해줘라” 말을 해서 듣기 좋게 최고 감독이 됐습니다. 저희 집에서 나와 버스와 전철을 타서 오류동 지나면 소사였는데 거기서 조금만 지나면 건설 현장이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건축에 소질이 좀 있었습니다. 계봉동에 가서 다른 사람과 설계사무실을 했는데 저는 외부에 나가 설계를 맡아서 하느라 집 짓는 것을 자주 보다 보니 집을 지을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집을 짓기 시작하고 또 설계사무실에 다니고 하다 보니까 여러 가지 발이 좀 넓어진 덕분에 일꾼들도 전부 다 아는 사람들을 불러서 같이 일했습니다. 그렇게 단층 올리고 2층 올리는데 한해 겨우내 왔다 갔다 월급 받으며 한 7~8개월 하고 보니까 거의 골조까지는 다 올렸고 이제 내부와 지하실 정리를 하는데 제가 담배를 못 끊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도 교회 다닌다고 소문이 났는데 보란 듯이 앞에서 뻐끔뻐끔 피울 수도 없고 술은 끊었는데 담배는 아무리 참아도 안 되는 것입니다. 점심을 먹고 나면 일꾼들이 담배를 피우는데 저도 너무 피우고 싶어서 얼른 지하실로 들어갔습니다. 그랬더니 일하는 한 친구가 저를 따라 들어와 “감독님 왜 지하실에서 담배를 피우세요”라 말하기에 “아니 밖에서 피면 하나님이 보시니까 하나님이 안 보시는 곳에서 피우려고 들어왔어”라 대답하고 한 대를 피우니까 이건 가증한 것도 아니고...

이건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어차피 끊어야 할 거 하루라도 빨리 끊자’라고 생각하며 퇴근하고 집에 도착해 확인해 보니 그날은 얼마나 조심을 했는지 하루에 3갑을 사던 제가 한 값 안에 7개가 남은 것입니다. 남도 빼주지 않고 피우지도 않은 것입니다. 그래서 남은 담배가 들어있는 것을 내놓으면서 “여보 이거 잘 보관해 나 오늘부터 담배 끊었어, 이건 기념품으로 둬”라고 말하니까 아내가 “별것이 다 기념품이네”라며 치워놓았습니다. 그날 저녁을 아들과 아내 셋이서 먹고 나니까 담배가 얼마나 생각이 나는지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얼른 약국에 가서 은단을 사와 입에 한가득 넣고 우물우물하니까 입안이 아프면서 담배 생각이 더 나는 것입니다. 왜냐면 은단을 먹고 담배를 피우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는데 그 느낌을 제가 알고 있으니 담배가 더 생각이 나는 것입니다. 그 순간 제 아내가 하는 말이 “여보 오늘 형님이 왔다 갔는데, 당신 주라고 모리스 담배 두 갑을 주고 갔어” 이 말을 듣자 ‘담배를 끊겠다고 마음먹으니 모리스 담배가 나를 유혹하는구나! 저것만 피우고 끊을까 아니야 그건 아니야’라 속으로 다짐하며 아내에게 “그 담배 다른 사람 갖다 줘 오늘부터 담배 일절 사절이야 나한테 담배 얘기 꺼내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아내는 그 말을 듣자마자 제 맘이 변할까 봐 총알같이 가서 다 나눠주고 왔습니다. 그렇게 집에 돌아온 아내가 저를 보고 하는 말이 “담배 안 피우고 싶어요?”였습니다. 저는 “아니야 안 피울 거야 은단 먹으면서 끊을 거야” 약 7시간 동안은 잠이 안 올 정도로 얼마나 담배가 피우고 싶었는지.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원래는 출근길에 담배를 사가는데 안 피우기로 마음을 먹고 난 다음 날 출근길에는 담배를 사가지 않고 현장에서 일만 한 후 집에 왔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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