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권익보호 최우선” VS “원상회복 약속 안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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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권익보호 최우선” VS “원상회복 약속 안 지켜”
  • 임요준기자
  • 승인 2019.01.3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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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농협 단체협상 결렬…노조 부분파업 돌입
핵심쟁점 ‘직원자녀학자금’ 원상회복 입장차 커

직원자녀학자금 삭감을 놓고 옥천농협(조합장 김충제) 노사 간 입장차가 정점을 찾지 못하면서 결국 파업으로 이어졌다. 조합장 선거를 40여일 앞둔 민감한 상황에 파업이라는 강수를 둔데 지역민간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어 지역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옥천농협 노조는 지난 14일 단체협약이 결렬되면서 다음 날부터 본격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고객 불편을 고려해 전면파업보단 부분파업으로 결정했다는 게 노조측 설명이다.

노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새로운 단체협약안에 대한 협상을 시작해 지금까지 총 9차례(자체교섭 6, 노동위원회 조정 3차례 등)에 걸쳐 협상을 시도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교섭결렬에 이르게 된 것. 노조는 이번 파업에 돌입하면서 본점을 비롯해 지사무소 및 사업소에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현재는 옥천선관위로부터 선거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고 모두 철거한 상태다.

이번 단체협상의 핵심쟁점은 지난 2016년 삭감된 직원자녀학자금 원상회복. 옥천농협에서는 500만 원 한도 내에서 학자금을 무상으로 지급해 왔으나 지난 2016년도부터 이사회 심의와 대의원 총회 승인 과정에서 300만 원으로 삭감 조정됐다. 이에 노조에서는 학자금을 직원들 동의 없이 삭감했으므로 500만 원으로 원상회복해줄 것과 3년치 삭감분을 전액 지급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에서는 일방적으로 삭감한 것이 아니며 대의원 총회에서 삭감한 것이다. 또한 노조측에서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대의원 총회에서 결정한 사안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려져 학자금 문제는 일단락 됐다는 입장이다.

만약 원상회복할 경우 이사회와 대의원총회에 재상정해 승인과정을 거쳐야 되는 문제인데  노조측에서는 일방적으로 승인과정을 생략하고 조합장이 단독으로 결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 노조에서 이번 협약안에는 2016년도에 맺은 기존 협약서 66개 조항보다 55개가 늘어난 121개 조항의 협약서를 요구해와 무리한 요구라는 입장이다. 또한 6차례에 걸친 자체 협상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노조에서 청주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해 열린 총 3차례 조정 끝에 지방노동위에서 조정(안)을 제시했으나 노조측에서 다시 수정제시를 하면서 결렬됐다는 주장이다.

이에 노조측은 2016년 임금협상 시 불거진 사안으로 마지막 교섭당시 김 조합장이 구두로 원상회복을 약속했고, 이를 믿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당시 한 상임이사가 중앙회에 문의한 결과 학자금 지원은 임금의 성격을 띠고 있어 학자금 삭감은 임금 삭감과 같은 성격이고 대의원총회에서 이런 설명이 있었는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노동위 3차 조정에서 사측에 창립기념일행사비(1인당 20만 원씩 1800만 원 상당)는 포기할테니 3년치 학자금(3000만 원 상당)을 지급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 하지만 사측은 둘 다 포기하고 협상안에 도장을 찍으면 협상타결축하 명목으로 1인당 20만 원씩 지급하겠다고 제안해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직원자녀학자금은 삭감하면서 조합원자녀학자금으로 3000만 원 예산을 세우고, 작년에는 5000만 원으로 늘려 자녀가 없는 조합원은 손자손녀까지 지원해 주고 있다며 조합원 몫은 늘리면서 직원들 것은 왜 깍아야 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학자금 문제만 해결되면 다른 사안에선 양보할 수 있다는 것이 노조측 입장이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파업을 강행한 것에 대해 민주노총 사무금융서비스 옥천농협분회 조수호 부회장은 “최초 단체협약은 지난 2015년 2월 경에 이뤄졌다. 2년 주기로 협약이 이뤄져 2017년에 이어 오는 2월이 만기”라며 “만료 3개월 전부터 협상이 진행됐으나 타결되지 않아 파업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해 선거개입을 강력 부인했다.   

김충제 조합장은 “조합원과 고객들께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조합장은 개인회사의 사장이 아니고 3800여 조합원들의 위임을 받아 일하는 자리다. 노조의 121개 요구사항 중에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항이 많다”라고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직원들의 복지도 물론 중요하지만 조합원들의 대표인 조합장으로서 노조의 무리한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 이번 부분파업이 앞으로 다가올 조합장 선거에서 다소 불리하게 작용한다 할지라도 조합장의 당연 책무인 조합원의 이익증대와 권익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흔들림 없이 조합장직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합원 이익증대를 최우선 하겠다는 옥천농협. 학자금 원상회복 약속을 지키지 않아 직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노조. 양측의 입장이 대립각을 세우면서 옥천의 최대 농협조직이 흔들리고 있다. 저들만의 싸움에 농민의 권익은 오간데 없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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