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내가 만난 그분(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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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내가 만난 그분(28)
  • 최종식 청산 성신교회 목사
  • 승인 2019.01.3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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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청산(17)
최종식 청산 성신교회 목사

일이 잘 풀려서 부천에 가서 일도 하고 다 끝나서 손을 뗐는데 시기가 제 아들이 중학생에서 고등학교를 올라갈 때쯤이었습니다. 근데 학교에 삼 년 동안 수업료를 한 번도 안 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들에게 왜 말을 안 했냐고 물어보니까 “아버지가 돈이 없는데 어떻게 달라 해”라고 대답하는 것입니다. 또 학교에서 선생님이 “가서 아버지 데려와 어머니 데려와!” 하면 알겠다고 대답하고 교실 밖에 나가서 창문으로 안을 보며 공부를 하고 있으니까 선생님이 왜 안가냐고 물으면 “지금 가봐야 아버지도 어머니도 안 계십니다. 저녁에 가야 만날 수 있어요.”라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럼 선생님이 들어와서 공부하라 했고 시간이 지나서 고등학교 진학 원서를 써야 할 때쯤에 밀린 수업료를 다 내야지 원서를 써준다는 말을 듣고 어떡하나 하고 난감하던 찰나에 마침 집을 짓는 친구가 생각이 나서 연락을 해 봤더니 그 친구에게 돈이 융통이 안 돼서 수업료를 내일까지가 내야 한다고 말했더니 그날 저녁 늦게 저를 찾아와서 돈을 줬는데 그게 얼마였는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일 년 치를 내고도 돈이 남았던 거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아들을 고등학교에 보낼 수 있었고 일이 끝난 후 교회를 나가며 지내는데 마침 저희 교회 집사님이 건축을 시작했다고 하는 것입니다.

인천 만수동에 단독주택 21평짜리 22채를 짖는데 거기서 일할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근데 마침 제가 경력도 있고 힘도 좀 쓰니까 집사님이 가서 일해달라며 부탁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알겠다 말하고 일을 하기 위해서 갔는데 마침 일꾼들이 부천에서 일할 때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잡부 몇 명 더 필요하길래 제가 아는 사람 몇 명을 더 불러서 같이 일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일 처리도 빠르고 어렵게 설명을 안 해도 되니까 편하게 일을 했습니다. 거의 2년 만에 다 지어 갈 때쯤 자재가 안 들어오는 것입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기 위해 자재 사장님들에게 전화해서 자재가 왜 안 들어오냐고 물어보니까 사장님들이 대답하기를 돈이 안 들어와서 못 갖다 준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래요? 얼마가 안 들어왔는데요?” 다시 물으니 “많이 안 들어왔어요.”라 대답하기에 해결하기 위해서 제가 사장 만나보고 얘기해 보겠다 말하고 사장을 찾아가 보니 교회에도 안 나와서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근데 사장에 대한 소문을 들어보니 도박을 해서 중도금으로 받은 돈을 다 잃었다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러니 어쩔 수 없이 자재 사장님들한테 앞으로는 제가 책임지고 돈 줄 테니까 여기까지 선 그어놓고 자재 좀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인부들도 돈을 줘야지 일을 할 텐데 모든 걸 제가 책임지고 맡아서 하게 됐습니다. 그다음 해 여름 장마철에 하수 쪽에 문제가 생기며 포장이 안 된 곳에 비가 쏟아지니까 자갈 같은 것들이 무너지며 하수를 막아서 그걸 뚫기 위해서 고생을 좀 많이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 일도 있고 겨울쯤에 울타리도 올리고 주택을 완공하고 나니까 사장은 뒤쪽에서 나오질 못했습니다.

제가 사장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집을 완공시키지 못하는 상황이기도 했고 완공을 못 하면 집을 산 사람들한테 저도 사기꾼 소리 들을 수는 없으니 제가 책임지고 완공을 했습니다. 그 일을 끝내고 나니까 할 일이 또 없어졌지만 일하는 동안 조금씩 모아 둔 돈으로 연립주택 2층 25평짜리를 전세로 얻었습니다. 방 3칸에 마루 있고, 주방도 있으니 방 한 칸짜리에서 살 때랑은 비교도 안 되게 부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래도 생활비가 필요하니 방 한 칸은 미장원에 다니던 여자에게 세를 내주었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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