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어울림…소외된 자와 함께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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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어울림…소외된 자와 함께 하는 것”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02.21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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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기름유출 때 첫 참여…자원봉사에 눈 떠
돌보미봉사단·반찬돌리기·가족봉사단 등 활동
이백리교회 김하석 목사.

옥천군건강증진센터에서 만난 김하석(이백리교회) 목사는 지적장애아들과 함께하기 위해 시간보다 앞서 이곳으로 왔다. 금요일 오후 2시 전래놀이를 하며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기 위함이라고. 놀이를 시작하기 앞서 잠깐의 시간을 내 옥천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 목사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에 들어볼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영생원이나 청산원에서도 봉사 때마다 그의 모습을 보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김 목사는 “봉사는 어울림”이라고 말한다. 소외된 그들 곁에 함께하는 것이란 뜻으로 들렸다. 고등학교 시절 “타인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자, 웃으면서 살자”는 것이 그의 좌우명이었다고 한다. 남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소외된 사람들 곁에서 함께하고자 반평생을 한결 같이 걸어온 김하석 목사의 모습은 편안함 그 자체였다. 타인을 위해 소리 없이 그 곁을 지키는 사람이 옥천의 미래가 아닌가 한다. 그 지역을 얼마나 따뜻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가는 한 사람의 삶의 태도에 달려있다. 그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많은 것을 바꾸는 건 아닐까. 거시적인 담론만 난무하는 세상에 그의 행보가 아름답게 다가서는 이유다.

- 옥천에서 가장 많은 봉사를 하고 계시다는데 어떤 봉사를 하고 있는지?
노인과 장애인의 손과 발이 되자는 의미에서 시작한 ‘군북면 돌보미봉사단’ 활동을 15년 동안 해오고 있다. 창립 멤버로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돌보미봉사자가 16명으로 노인들 경로잔치, 야유회 모시고 가기, 장애인 차량 봉사를 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반찬 돌리기도 한다. 옥천군노인복지관에서 반찬을 만들어 놓으면 28가정을 돌며 반찬을 나눠주고 얘기도 들어주며 말벗이 되려고 한다.
금요일 2시에는 옥천군건강증진센터에서 지적장애인들과 전래놀이를 하며 함께 노는 시간을 가진다. 4년 전에는 10명이 참석했는데 이제는 6명과 함께 한다.
가족봉사단에서 활동한 지는 10년이 다 되어간다. 현재 15가정이 한 달에 한번 청산원을 방문해 음식 만들기, 풍선 아트, 비석치기와 같은 전래놀이를 하며 가정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함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
‘별뜰’에서는 매월 2회 시설 생활인들과 어울리는 봉사를 실시한다. 개인적으로는 초등학교 방학 때마다 학교나 영생원 등 사회단체 기관에서 풍선 아트 수업을 맡아 진행하기도 한다.
풍선아트 전문가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청성초나 동이초 등에서 방과 후 교실을 하기도 하고 학교행사 때마다 재능기부를 해오고 있다. ‘봉사는 어울림’이다. ‘너와 나의 어울림 봉사로 우리 사회는 함께 즐거워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김하석 목사는...
1962년생으로 그의 고향은 강경이다. 강경상업고등학교를 나와 군산대학교를 졸업하고 삼부토건에서 1년 동안 직장생활을 한다. 그 후 서울신학대학 신학과를 입학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상담학을 전공한다. 그는 모태 신앙으로 어릴 적부터 사역의 꿈을 가지고 있었다. 아니면 돈을 많이 벌어서 고아원을 설립하는 게 꿈이었다. 그러나 “양심을 팔지 않고서는 돈을 벌기 힘들었다”며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된다.

-목회자의 길은 어떤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 길은 어렵고 힘들어도 기쁨의 길이다. 기쁨 가운데 행하는 실천이다. 예수는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셨다. 그 말씀을 실천하고자 노력할 뿐이다. 이것이 목회철학이고 자연스레 봉사와 연결된다. 목회자로서 말씀을 붙들고 살아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웃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봉사는 특별한 것이 아니고 나와 네가 어울리는 것으로 접근할 뿐이다. 요즘 사람들은 나와 너를 다른 개체로 보고 분리한다. 그러다 보니 상대는 나와 늘 경쟁 상대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관계에서 누구를 돕는다는 게 가능할까. 너와 내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타인의 아픔이 곧 나의 아픔이라는 사실을 인지할 때 우리는 상대를 진정으로 감싸 줄 수 있다.

-목회자로 봉사하며 살아온 의미는?
풍광이 아름다운 옥천에서 목회와 봉사 활동을 하면서 그들과 함께 웃고 함께 즐거워하는 것은 나의 행복이었다. 그들의 웃음이 오히려 날 행복하게 만들었다. 하나님은 모태신앙이었던 나의 모든 것이었다. 어렵고 힘들어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오직 신앙의 힘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힘들 때 하나님을 찾으면 힘이 나고, 외로울 때마다 하나님을 찾으면 그때마다 가장 든든한 친구가 되어주고 조력자가 되어 주신 분이다. 목회자도 같은 사람인데 늘 절제된 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외로움은 하나님 가까이 가게 하는 힘이 된다. 저녁 12시에서 1시에 교회 가서 기도하고 찬송한다. 나를 받쳐줄 힘은 주님 밖에 없으므로 그를 찾아가는 것이다.

-봉사와 목회 둘 다 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시간은 내기 나름이다. 24시간 가운데 26시간을 쓰는 사람이 있고 12시간만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목회한다고 봉사할 시간이 없는 건 아니다. 예수님이 병든 자와 소외된 자를 찾아갔듯이 주님이 그들과 함께 했듯이 그렇게 살고 싶다. 하지만 나는 모양만 내고 있을 뿐이다. 다른 어떤 삶보다 예수를 닮아가는 건 중요한 나의 길이다.

-덤으로 사는 인생
5년 전 중환자실에 입원한 적이 있다. 그 후로 퇴원해서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고 생각하며 봉사하면서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아간다.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게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다. 이렇게 봉사를 본격적으로 한 것은 ‘태안 기름유출’ 때부터다. 자원봉사센터에서 한번 가고 그 후로 개인적으로도 한번 갔다. 자연을 살린다는 게 힘들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때부터 봉사에 눈이 떴다. 옥천군에서 처음에는 풍선 봉사를 시작했다. 옥천의 지역행사 때마다 풍선아치로 무대를 꾸며주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됐다.

-앞으로의 계획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얼마든지 갈 것이다. 계획은 없다. 내 계획을 세워놓으면 부탁이 들어와도 들어줄 수가 없다. 나의 개인적 계획을 뒤로하고 목회에 지장 안 되는 만큼 수용하고 봉사할 생각이다.

-옥천이 발전하기 위해선...
우리 지역은 함께한다는 게 부족하다. 옥천인으로 살아가자 하면서 자기를 절대로 내려놓지 않는다. 스스로를 내려놓고 협력자가 되어야 한다. 자신의 뜻만 관철시키기 위해 주장을 내세운다면 지도자들이 너무 많아 하나 되기가 힘들다. 자신의 생각을 뛰어넘어 대의로 살아갈 필요가 있다. 협력자로 도와주는 게 옥천 발전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또한 옥천이 발전하려면 토론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지역개발 발전에 관한 젊은이들의 참여와 자유토론이 좀 더 활성화돼야 소통과 이해를 겸비한 지역 발전이 이루어질 거란 생각이 든다. 자신의 이익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도자가 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 자신의 이권만을 생각하는 욕심을 내려놓고 옥천군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토론이 진행되어야 한다.

-지역민에게 한마디
옥천 우리 지역의 사람들이 좀 더 서로를 배려해 주고 아껴주며 소통하면서 어울려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하나라는 공동체를 이뤄 나간다면 좀 더 풍요롭고 행복한 지역이 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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