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계속해? 말어?”…봇물 터진 친환경농업정책 불만
상태바
“농사 계속해? 말어?”…봇물 터진 친환경농업정책 불만
  • 임요준기자
  • 승인 2019.04.04 13: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수 병해충방제제 10년째 80% 지원 반면
친환경자재는 고작 10% 올려 60% 머물러
9개 신규 사업 작년 比 24억5800만 원 증액
불구 친환경 농가 “생색내기” 상대적 박탈감

본격적인 영농철이 시작되면서 친환경농가의 손놀림도 분주해졌지만 가볍지만은 않다. 민선7기 핵심공약인 친환경농업정책에 거는 기대만큼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게 이유다.
그도 그럴 것이 군은 친환경 농업 9개 신규 사업을 추가하는 등 올해 예산을 대폭 확대했다지만 유통과 시설에 14억여 원이 지원되는 반면 농가 직접 지원 비율은 예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증액됐다.

군은 올해 전체 농정 예산 470억7900만 원 중 25.24%인 118억8200만 원을 친환경농업 예산으로 편성했다. 이는 지난해 당초예산 94억2400만 원과 비교하면 24억5800만 원이 늘어난 금액으로, 26%가 넘는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이중 올해 13억6400만 원을 들여 9개 사업을 신규로 추진한다. 대표적으로 양곡보관창고, 저온저장고 등 친환경 쌀 유통기반 구축 사업에 7억800만 원, 노후화된 퇴비 생산시설 개·보수를 지원하는 친환경퇴비 생산시설 현대화사업에 3억 원 등이다. 14억여 원이 유통과 시설에 투입되는 셈이다.

문제는 농가에 직접 지원되는 보조 지원사업이다. 친환경농업 영농자재와 친환경농산물 포장재지원 사업은 보조율 50%에서 60%로 10% 올려 각각 3억2000만 원과 2700만 원씩을 지원한다. 10년 전부터 관행 과수 병해충방제제 80% 지원과 비교해도 20%나 부족한 지원이다.

이에 친환경농가 A씨는 “관행 과수농가엔 병해충방제제를 10년 전부터 80%를 지원하고 있다”며 “친환경농가엔 60%, 그것도 고작 10% 올렸다. 이것이 선진 친환경농업을 이끌겠다는 옥천군의 현실이다. 친환경농사를 계속 하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라고 격분했다.

사실 군은 관행 과수농가에 병해충방제제 구입비의 80%를 지원해 오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10년째 이어져 온 사업이다. 반면 친환경자재 구입비는 60%에 불과하다. 그나마 올해부터 10% 올린 비율이다.

A씨는 친환경 우렁이 종패 지원과 모판상자처리제지원 사업도 지적했다. 이 사업은 기존 50% 보조율에서 80%로 늘려 각각 총 9200만 원과 1억1600만 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농가의 현실은 다르다는 것이다.

또 다른 농가 B씨는 “친환경 우렁이 종패는 친환경 농업의 기본이며 첫 출발이다. 따라서 타 지자체에선 전액 지원하고 있다. 보조율을 높인 것은 환영할 일이나 선진 친환경 농업으로 가기엔 아직도 멀기만 하다”고 꼬집었다.

농민 C씨는 “자부심 하나로 오랫동안 친환경 농업만을 고집해 왔다. 민선7기 들어 옥천군이 친환경 농업을 육성한다기에 반갑고 기대가 됐다”면서도 “하지만 실질적 지원은 관행농업보다 못하다. 상대적 박탈감으로 친환경에 대한 자부심마저 상실되는 심정”이라고 토했다. 그러면서 “친환경 농업을 홀대한다면 절대 그 농가수는 늘지 않을 것”이라며 “농가가 납득할만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 관계자는 친환경자재 지원 보조율과 우렁이 종패 전액 지원에 대해 “현 시점에선 어느 정도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점차 올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현재 보조사업 중 100% 전액 지원 사업은 없다. 하지만 친환경 농업을 장려하는 차원에서 보조율 상향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향후 추진에 친환경 농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