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이전설에 ‘매달리기’ 나섰나…농기계 구입 한 업체에 몰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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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이전설에 ‘매달리기’ 나섰나…농기계 구입 한 업체에 몰빵
  • 임요준기자
  • 승인 2019.04.11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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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억3700만 원 중 2억3300만 원 집중
군 “지역경제 살리기 차원, 입주업체 우선”
경제논리에 밀린 타 업체 종사자들
“난 주민 아닌가? 해도 너무 해”

옥천군이 농기계 임대사업에 쓸 장비를 구입을 하면서 한 업체 제품을 집중 구매했다며 경쟁업체 관계자는 물론 일부 농민들까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군이 지난 3월 3개 업체로부터 구매한 농기계는 트랙터와 굴삭기, 승용이앙기, 스키드스티어로더 등 4종이다. 여기에 쓴 구입비용은 총 3억3729만 원. 이중 A社로부터 트랙터 4대와 승용이앙기 2대, 2억3314만 원어치를 사들였다. 굴삭기 3대는 B社 제품으로 7398만 원, 스키드스티어로더 1대는 C社 제품으로 3016만 원이다. 총 구입비 중 70%에 가까운 금액이 한 업체로 집중 들어갔다. A社가 또 다른 농기계업체 D社에 합병되면서 생산 공장을 타지로 옮길 수 있다는 소문이 나돈 가운데 군이 매달리기식 집중 구매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군 농기계임대사업운영위원회(농임위) 한 위원은 기자와 인터뷰에서 “그나마 관내에 있는 업체가 떠날 수 있다고 한다니 떠나면 안 되지 않은가”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군 관계자는 “지역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관내 입주업체를 대상으로 우선 구매하게 됐다”며 매달리기식 구매에는 선을 그었다.

하지만 타 업체 종사자들과 농민들의 반응은 달랐다.

한 타 업체 종사자는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차원에서 입주업체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데는 이의가 없다. 하지만 입주업체란 이유로 대규모 기업은 살고 고향에서 뿌리박고 사는 경제적으로 비교되지 않는 소규모 나는 죽으란 말이냐”며 “트랙터 4대를 구매하는데 한 대정도는, 아니면 이앙기 정도는 다른 업체 것을 선택할 수도 있지 않은가. 이것은 농기계 관련 일을 하고 있는 주민들에 대한 최소한에 배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실제 농기계를 임대해 사용하는 농민들도 사용자 입장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농기계를 직접 사용하는 농민들마다 선호하는 제조사는 다르다는 것이다. 동종의 기계라 할지라도 자신에게 익숙한 제조사 제품으로 일할 때 일의 능률이 올라 일방적 한 제조사 제품만 갖추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기계가 농사짓는다”며 농기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 농민은 “수년간 사용해 온 기계가 아닌 다른 기계로 할라치면 서툴러서 일이 더디다. 이런 이유로 농민들은 각자가 자신이 원하는 제품이 있기 때문에 농민을 위한 임대사업이라면 실제 사용하는 농민들 입장에서 고루 갖춰놓는 것이 진정한 위민행정”이라고 조언했다.

농임위 또 다른 위원은 기자와 인터뷰에서 “특별히 어느 제품이 더 좋고 나쁘다 말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다. 다만 사용자가 어느 제품을 사용해 왔냐에 따라 습관에 따라 편하기도 불편하기도 하다”며 농민을 위해 다양한 제품을 갖출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지역경제를 위해 어지간하면 관내 공장 것 팔아주자는데 만장일치 의견을 보았다”며 당시 농임위 회의상황을 전했다.

군 관계자는 농임위 심의를 거쳐 구매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농임위 구성에도 문제는 있었다. 농임위는 농업기술센터 소장이 위원장을, 농촌활력과장이 부위원장을, 친환경농업팀장이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 9명 중 3명이 농업기술센터 소속 공무원으로, 공무원 구성비율이 33%를 넘고 있다. 농업발전위원회가 위원 30명 중 공무원은 단 4명뿐, 위원장부터 부위원장, 위원 대부분이 민간인인 것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농임위 민간인 위원의 임기는 2년. 이들 6명 중 한명만이 올해 신규로 위촉되고 나머지 5명은 연임됐다. 새 인물이 없는데다 공무원 구성비율도 타 위원회에 비해 높은 편으로, 심의 의결은 최종 결정권자인 군수와 공무원의 입김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편 군이 옥천향수신문에 제공한 농기계 구입내역을 보면, 2017년 11개종 제품을 구입하는데 7개사에서, 지난해는 10개종 제품을 9개사에서 구입했다.

경제논리에 밀린 채 거대 공룡 앞에 허리조차 펼 수 없다는 소규모 주민. 다양한 제품 구비가 위민행정의 시작이라는 농민들. 지역경제를 살려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에 놓인 옥천군이 소규모 주민을 배려하고 농민들 편의를 위해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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