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도 희망도 ‘쑥쑥’ 수몰 귀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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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도 희망도 ‘쑥쑥’ 수몰 귀향인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04.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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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만에 다시 찾은 손춘연 대표
약수골 ‘약수농장’ 가꾸며 새 희망
35년 만에 고향 석호리로 돌아온 손춘연 씨

손춘연(58) 씨는 3년 전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충남기계공고를 졸업하고 서울 전자회사로 취업해 나간 뒤 35년 만의 귀향이다. 그는 군북면 도호리에서 나고 자랐다. 수몰되기 전 마을의 모습을 한눈에 다 꿰고 있을 만큼 고향산천을 잊은 적이 없다. 그의 고향은 수몰되면서 도호리, 용호리, 석결리가 합해져 석호리가 되었다.

고향에는 그의 어머니(김춘자·88)가 살고 계신다. 손 씨가 고향으로 내려와 제일 먼저 한 것은 나무를 심는 일이었다. 그는 문중 산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밭과 산에 옻나무(3000주), 가죽나무(2000주), 엄나무(1000주), 두릅(1만주) 등을 심었다. 처음 고향에 내려와 군북면사무소에 가서 귀농인 지원책에 대해 문의했다. 그때 산업계 김미영 직원이 옥천군은 옻나무 특구 지역으로 옻나무를 심어볼 것을 추천해 심게 되었다고 나무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옻사랑 모임’에도 참가해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봄순을 채취, 대전농수산물 시장에 판로를 개척해 판매하거나 인터넷과 지인들에게 전량 판매했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생산, 판매할 기대로 가득 차있다. 그가 약수골 산과 밭에 3년 동안 지속적으로 심어놓은 두릅과 옻순은 3~4일 후부터 채취할 예정이다. 손 씨는 “약수골은 화산재 지역으로 땅이 기름지고, 해가 잘 들며 북쪽으로 높은 산이 막고 있어서 옥천에서 제일 따뜻한 지역으로 순이 가장 먼저 나오는 동네”라며 “지난해는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고 기뻐했다. 

그는 고향에서 펼쳐나갈 꿈으로 행복해 보였다. 현재 농가주택을 신청해 허가가 난 상태로 올 가을 쯤 약초와 연계, 체험농장을 할 수 있는 농촌민박형 주택을 지을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계속해서 나무를 심고 가꿔 나가며 옻나무를 이용한 옻꿀, 옻진 생산에도 발을 넓혀갈 생각이다. 35년간의 타지 생활을 접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석호리 새마을 지도자로, 산불 지킴이로 나무를 심고 가꾸며 고향 산천을 돌보는데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손춘연 씨는 활력 있고 편안해 보였다.

농장 이름을 무엇으로 정할까 고민하다 ‘약수농장’으로 정했다고 한다. 고향 지킴이 약수농장 손춘연 대표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산불 예방을 위해 석호리 주변을 돌며 대청호 주변의 산과 나무를 돌아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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