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의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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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의 상상력
  • 정우용 한국독서문화교육원
  • 승인 2019.04.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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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용 한국독서문화교육원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위인 중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나폴레옹은 영웅이기 전에 독서가이다. 1769년에 태어난 그는 평생 52년 동안 8천여 권의 책을 읽었다고 하니 대단한 독서가임에 틀림없다. ‘나폴레옹’ 하면, 전쟁, 작은 키,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 등의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나폴레옹은 철저한 독서가였다. 그의 모든 것은 독서를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 땅이었다가 프랑스 영토가 된 지중해 북부의 작은 섬 코르시카에서 태어난 나폴레옹의 어린 시절은 무척 고독했다.

나폴레옹은 부모의 교육적 관심으로 아홉 살 때 본토의 브리앤 보병학교에 진학했다. 그 학교는 상류층 아이들이 많은 학교였다. 그는 용모, 태도, 옷차림 어느 것 하나 변변치 못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늘 놀림감이었다. 키가 작고 사투리를 쓰는 그는 친구들로부터 ‘촌놈’으로 불리며 ‘왕따’를 당한 것이다.

그는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면서 이겨냈다. 요즘 학생들 같으면 부모에게 고충을 이야기하고 전학을 시켜달라느니, 학교를 그만두겠다느니 야단이 났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기에게 닥친 시련을 스스로 이겨내려고 노력했다. 그 노력 중의 하나가 책을 읽는 것이었다. 그는 학교 구석진 곳에 자신의 공간을 만들어 시간만 나면 거기에 가서 책을 읽었다.

자신의 어려움을 책으로 달래는데는 어머니의 영향도 컸다. 어머니는 외로움의 최고의 벗은 독서라며 책읽기를 권했다. 그 영향으로 친구들로부터 무시당하고 따돌림을 당하던 나폴레옹은 창고 같은 곳에서 혼자 책을 읽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책이 바로 그의 친구이며 안식처였다.

나폴레옹의 독서 범위는 참으로 넓었다. 그가 섭렵한 책의 범위는, 유럽대륙보다 더 광범위하다고 할 수 있다. 성서는 물론이고 역사, 지리, 여행기, 시집, 소설, 희곡, 미술, 과학 분야에 이르기까지 관심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었다. 특히 영국사, 페르시아의 역사, 이집트의 역사, 인도의 지리, 스파르타의 전술, 군주론과 심지어 천문학, 지질학, 기상학, 인구론에 이르기까지 그의 말발굽이 유럽대륙의 동서남북으로 미치지 않은 데가 없었다고 한다면 그의 독서 편력은 동서고금 뻗치지 않은 데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한다고 하는데, 나폴레옹은 죽느냐 사느냐의 전쟁의 와중에서도 책을 읽었다. 그는 달리는 말 위에서도 책을 들고 있었고, 진지 안에서도 책을 놓지 않았다.

영웅은 무예나 기개만으로는 될 수 없다. 육신의 힘만으로는 타인을 지배할 수 없으며, 강한 정신의 힘이 뿜어져 나와야 한다.

나폴레옹은 독서의 힘으로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예지, 부하를 아낄 줄 아는 인간애, 끝없는 인내와 노력,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강인한 의지력으로 한 시대의 통치자가 되었다. 치열한 격전지에서도 틈나는 대로 독서를 했다는 것은, 무사였던 그가 칼보다 펜이 더 강하다는 것을 숙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독서 방법은 대충대충 읽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정독주의였다. 책을 읽은 후에는 반드시 발췌록을 만들고 메모를 남겨두었다.

그 결과 그의 두뇌는 각 분야가 체계적으로 잘 정리된 서랍과 같았다. 요즘의 21세기 사회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정보’라고 할 수 있다. 나폴레옹은 이런 정보의 가치를 일찍 깨달은 사람이었다. 그의 머리속에는 체계적인 정보가 가득 차 있었다. 나폴레옹은 그의 독서력으로 만들어진 체계적인 정보로 ‘나폴레옹 법전’을 편찬하는 업적을 남겼다. 이 법전은 유럽 각국 법전의 모범이 되었고, 그 정신이 현재까지도 남아 있다.

지방 출신으로 사투리를 쓰고 왕따를 당하던 나폴레옹은 독서를 통해 큰 능력을 얻게 된 것이다. 나폴레옹은 책을 통해서 뛰어난 분석력과 집중력을 지니게 되었다. 또한 토론이나 연설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치밀한 논리를 소유하게 되었다.

나폴레옹의 결단력과 실천력도 위인전에서 배운 것이다. 인물들의 변화무쌍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저축하게 되었고, 훗날 대군을 통솔하는 지략과 세계를 제압할 수 있는 힘을 책을 통해서 배웠던 것이다.

이런 능력이 갖추어짐에 따라, 나폴레옹의 마음속에는 자연스럽게 야망이 싹터 올랐다.
책을 읽으면서 나폴레옹의 상상력은 이미 프랑스와 유럽이 넓은 공간을 정복하고 있었다. 그 당시 프랑스는 유럽에서 가장 강대한 국가로서, 국왕 루이 14세는 ‘짐이 곧 국가’라고 할 정도로 위세가 당당하였다. 그들은 호화판 베르사이유 궁전 생활을 하면서, 반대파는 무시무시한 바스티유 감옥으로 밀어 넣었다. 귀족들은 왕에게 아첨하기에 바빴고, 국민들의 마음속에는 왕과 귀족들에 대한 반항심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이때 나폴레옹은 루소의 계몽주의 서적을 읽고 ‘인간은 평등하다.’ 라는 주장에 동감하며, 프랑스 국민들에게도 자유와 평등을 보장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홀로 고독하게 독서만 하던 나폴레옹의 단호한 결단력, 강철같이 굳은 의지, 정력 넘치는 웅변력, 광활한 상상력이 사람들 앞에 그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하자, 프랑스 국민은 열렬히 그를 지지했다.

나폴레옹은 평생을 전쟁 속에서 살았고, 평생을 독서 속에서 살았다. 그는 어렸을 때에도 독서했고, 괴로울 때에도 독서했고, 행복한 시절, 급박한 상황에서도 독서했다. 죽기 전에도 독서했으며, 나폴레옹의 모든 힘은 그 책 속에서 나왔다.

제4차 산업혁명의 융합도 혁신적 변화도 나폴레옹처럼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다양한 독서로 만들어진 상상력에서 시작된다. 목련꽃 피는 황홀한 계절, 꽃그늘에서 책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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