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서 하겠다더니…1년도 안 돼 약속 뒤집은 군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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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서 하겠다더니…1년도 안 돼 약속 뒤집은 군의회
  • 임요준기자
  • 승인 2019.04.18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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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까지 강원도 속초서 연수 진행
관내 연수보다 예산액 많게는 5배 넘게 써
재래시장 현대화사업 시찰은 둘러보기 식

“외유성 타지 연수를 지양하고, 지역을 고르게 순회하며 내실 있게 연찬을 진행하겠습니다”

제8대 옥천군의회가 주민의 혈세를 낭비하지 않기 위해 외유성 타지 연수 지양, 관내 연수를 하겠다며 지난해 출범 당시 주민과 약속한 내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약속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산산조각 났다. 게다가 연수 내용마저 부실했다며 혈세낭비에다 부실 운영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군의회는 ‘제윤의정’에 위탁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3일간 강원도 속초시 마레몬스호텔에서 관외 연수를 실시했다. 여기에 사용된 예산액은 총 1200만 원. 지난해 8월 1차 때 240만 원, 같은 해 11월 안남면 도농교류센터에서 열린 2차 때 230만 원, 올해 1월 장령산휴양림에서 개최한 교육에는 340만 원이 쓰였다. 관내 연수 때보다 많게는 5배가 넘는 돈이 타지에 뿌려졌다.

문제는 교육내용이다. 연수 1일차 12시 속초 도착과 동시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결산검사에 관한 교육이 있었다. 이후 저녁 8시20분까지 만찬이 이어졌다. 2일차 연수는 오전 9시30분부터 행정사무감사, 오후 3시부터 지방분권에 관한 교육이 진행됐다. 6시간 교육 외 나머지는 오찬, 자유시간, 만찬으로 짜였다. 이번 교육 중 행감과 예결산 교육은 8대 군의회에 들어 6번째 반복되고 있다. 교육을 맡은 일부 강사도 이전 연수 때와 중복돼 있다. 의원으로서 자질 향상을 위한 소양교육은 단 한 차례도 없어 교육의 다양성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이뿐 아니다. 연수 3일차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속초관광수산시장 견학. 시장의 현대화사업과 문화관광시장 육성사업을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담고 세세한 부분을 배우고 오겠다는 게 그 목적이다. 하지만 기자가 확인한 결과 의원들은 상인회 방문 없이 시장만 둘러본 게 전부다. 시장 현대화를 위한 현장의 의견청취나 사업브리핑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군 관계자는 “연수 주관업체에서 말하기를 전국 여러 지자체에서 브리핑 요청이 들어오나 집중해서 듣지 않는 이유로 이곳 시장 상인회는 더 이상 브리핑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둘러보는 것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곳 상인회 관계자는 “브리핑 요청이 들어오면 언제든 해 드리지만 옥천군의회에서는 어떤 요청도 없었다”고 말해 군은 업체 말만 듣고 상인회와 실질적 접촉을 계획하지도 않은 것이다. 빈껍데기 현장견학 이었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이유다.

김외식 의장은 이번 관외 연수에 대해 “속초를 선택한데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관외에서 (연수를)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앞으론 관내 위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주민 A씨는 “관내 권역별 순회 연수를 하겠다는 의원들이 손바닥 뒤집듯 약속을 깼다. 오랜 경기침체와 인구감소로 소상공인들의 아우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모두들 지역경제를 살리자는데 의원들은 타지에 가서 돈을 뿌리고 왔다”며 목청을 높였다.

그러면서 “공설시장 활성화는 우리의 숙원이다. 의원들이 선진 재래시장 현대화사업을 배워 온다기에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는데...겉만 휙 돌아보고 과연 무엇을 보고 무엇을 배우고 오셨는지 묻고 싶다”며 “초심을 잃지 않은 초지일관하는 군의회가 되길 바란다”고 일침을 놓았다. 
‘열린 의정을 통한 군민의 행복을 만들어가는 의회’. 옥천군의회 올해 의정목표다. 주민과의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하는 옥천군의회가 진정 군민의 행복을 만들어 가는 의회인지 주민들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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