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정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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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정해영’
  • 김영훈기자
  • 승인 2019.04.1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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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와 협력 화재로 집 잃은 노인 도와
마을회관 공부방서 13년간 320명 학생 지도
옥천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정해영 위원장이 이장을 맡고 있는 가화1리 마을회관에서 13년째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몇 달 전 갑작스럽게 불이 나 팔십 평생 살아온 보금자리를 잃고 실의에 빠진 한 홀몸 노인(옥천읍 구일리)을 위해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총 연계, 주택 철거에서 신축까지 발품을 팔며 도와 준 이가 있어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정해영(옥천읍 가화1리 이장) 옥천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민간위원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같은 마을에 사는 김 모 노인의 딸에게서 아버지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는 그동안 각종 단체 활동을 하며 쌓아왔던 인맥을 총 동원해 화재현장 복구에 나섰다.

정 위원장의 총 지휘로 지역 업체인 강남건설(대표 남정주)에서는 며칠에 걸쳐 포크레인 작업을 하며 무상으로 주택 철거를 돕고, 국보환경(대표 이창묵)에서도 폐기물 처리를 무상 지원했다. 군과 읍은 폐기물 운반에 필요한 집게차를 지원하고 긴급화재복구비로 300만 원을 내놓았다.

노인이 팔십 평생 몸 담았던 집이 한 순간 허물어진 자리에는 조만간 새로운 보금자리도 들어선다. 읍 소재 행복한교회 오필록 목사의 소개로 신청한 대한예수교감리회 충북연회 희망봉사단 사랑의 집짓기 사업에 선정돼 이달 중 착공을 앞두고 있다.

김 모 노인은 “집에 불이 났을 땐 정말 세상 다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 들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는데, 정해영 이장을 포함해 좋은 사람들을 만나 이제 희망을 품고 살 수 있게 됐다”며 “기꺼이 내 일처럼 도와준 많은 분들께 은혜를 갚을 수 있는 날이 꼭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군 농업인단체협의회장, 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민간위원장, 옥천읍 가화1리 이장 외에도 정 위원장에게는 또 하나의 명함이 있다. 바로 사비를 털어 가화1리 마을회관에서 중학생 8명을 대상으로 역사를 가르치는 마을 선생님. 2007년 이장 직을 처음 맡은 이후, 동네 맞벌이 가정 학생들이 방과 후  탈선할 것을 우려해 마을회관에 모여 놓고 공부를 시킨 것이 어느 새 13년째가 됐다. 2009년부터는 지역에 있는 군부대의 협조를 받아 국내 우수 대학 출신 군인 3명이 참여해 수학과 중국어, 영어도 가르치고 있다.

현재까지 이 가화1리 공부방을 거쳐 간 학생은 총 320여명에 이른다. 이들 중에는 고교에 진학해 최상위권 성적을 내고 있는 학생들은 물론, 명문대에 재학 중이거나 공무원에 합격한 학생들도 여럿이다.

정 위원장은 “월·화요일에는 직접 역사를 가르치고, 수~금요일에는 군인 교사들을 직접 차에 태우고 오가야 해 단 하루도 마을에서 떠나 있지 못한다”며 “돈을 생각했으면 당연히 하지 못했을 일, 모든 것을 떠나서 옥천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이자 마을 이장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이다. 칭찬받을 일은 아니다”라고 겸손한 마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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