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내몰린 장애인·노인들…“옥천군은 갑질행정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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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내몰린 장애인·노인들…“옥천군은 갑질행정 중단하라”
  • 임요준기자
  • 승인 2019.04.25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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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직판장, 군의 강제철거에 항의 집회
郡, “사용목적과 달라 철거명령 하게 됐다”
회사측 “운영 어렵자 당시 서강돈 군수님 제안
품목 확대, 군수 바뀌면 행정 잣대도 바뀌는가”
장애인과 노인이 과반을 넘는 농산물직판장 직원들이 옥천군 행정을 질타하며 군청 주차장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옥천군이 27년간 운영해 온 농산물직판장 강제철거에 나서자 직원들이 “갑질행정 중단하라”며 항의 집회에 나섰다.

전국 최초 위탁영농회사 옥천농업진흥(주)이 운영하는 농산물직판장(옥천읍 금구리 178-4) 육종철 대표와 직원들이 지난 24일 군에 항의하며 군청 본관 앞 주차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군 행정을 강력히 규탄하며 도로행진을 이어갔다.

이 회사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충북도는 옥천군 감사를 실시했고 그 과정에서 이곳 직판장도 포함됐다. 하지만 육 대표가 사무실에 있었음에도 그의 의견은 묻지도 듣지도 않고 일방적 감사를 실시, 옥천군에 세수 8000만 원 손해를 끼쳤다며 언론에 보도했다. 이후 감사관은 회사 대표 3인의 항의방문 때 미안하게 됐다며 사과했지만 군은 사용료 5600만 원을 부과했다. 그러면서 농산물이 아닌 생활용품을 동시 취급하는 것은 사용목적과 다르다며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군 관계자는 “농산물직판장은 농산물만 취급해야지만 이곳은 농산물외 생활용품을 취급하고 있어 사용목적과 달라 철거를 요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육종철 대표는 “당시 1일 매출이 1만5000원에 불과해 도저히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군에 반환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서강돈 군수님께서 방문하셔서 둘러보시더니 취급 품목이 이래서야 누가 와서 사겠냐며 활성화 대책을 제안하셨고, 이에 따라 정육과 생활용품을 취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후 27년을 운영했는데 충북도의 잘못된 감사 이후 옥천군은 한수 더 떠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며 “군수가 바뀌면 행정 잣대도 바뀌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군은 자진철거가 이뤄지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고 다음 달 7일을 만료일로 철거 완료를 강력 요구하고 있다. 만약 불이행 시 다음 날 강제집행까지 벼르고 있는 상황.

군 관계자는 “5월7일까지 철거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음날 집행관들에 의해 이곳의 모든 동산과 부동산은 압류된다. 출입문도 봉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리게 된 직원들은 항의 집회에 나섰다. 밤새 내린 비는 그쳤지만 잔뜩 흐린 이날, 집회참가자 중에는 20년 째 근무한 장애인과 17년 근무 노인도 포함돼 있었다.

직원 A씨(79)는 먼저 “회사와 옥천군간 업무를 봐 왔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부당한 감사에 이어 도와 군이 서로 미루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초창기 수많은 어려운 환경에 직면했지만 극복하며 지금까지 왔다. 지역경제마저 어려운 시점에 도의적인 면에서나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도 행정이 이러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육종철 대표는 “그동안 농민과 지역 업체, 지역 경제를 위해 열심히 일해 왔다. 학교급식입찰제에 대한 기반을 마련했고 기업의 공익적 책임에도 최선을 다했다”며 “군은 이후 본 건물에 대해 사용의사가 없는 만큼 27년간 이곳을 지켜온 옥천농업진흥에 매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7년간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밤낮으로 뛰었지만 끝판엔 내쫓기는 신세가 됐다는  업체. 법대로 집행하는 것이라며 아무 문제가 없다는 옥천군. ‘향수의 고장’이 무색케 지는 현실 앞에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과 노인들은 빗속을 헤매는 심정이라고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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