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파트서 쓸쓸한 죽음…1인 가구 고독사 막을 길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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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파트서 쓸쓸한 죽음…1인 가구 고독사 막을 길 없나
  • 임요준기자
  • 승인 2019.05.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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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주민 A씨 아파트서 사망
홀로 어르신 대상 보살핌서비스
반면 중년층 1인 가구 사각지대

지난 4월 마지막 날 옥천읍 한 아파트에서 주민 A(남‧63)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악취가 난다는 이웃 주민이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알렸고, 관리사무소 직원은 군 주민복지과에 알렸다.

관리사무소와 군 직원은 조금 열린 창문을 통해 A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 경찰과 소방서 직원들이 강제로 문을 뜯고 들어가 숨진 것을 확인했다. 

발견 당시 A씨는 집안에 웅크린 채 쓰러져 있었고 외상이나 외부인의 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9년 전 이혼한 A씨는 트럭 운전을 하며 홀로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들은 동거녀마저 떠나자 평소 술을 많이 마셨고 왕래는 거의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A씨는 사망 전 관리사무소를 직접 방문해 체납 관리비를 일부 정산하기도 했다.

이번 A씨와 같은 중년층의 고독사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부산 북구‧강서구을)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4~2018년)간 무연고 고독사는 817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70세 이상이 2473명으로 전체 28.4%, 60~64세 1222명(14.0%), 65~69세 842명(9.7%), 50대가 1968명(22.6%), 40대 834명(9.6%), 40세 미만 292명(3.4%), 신원 미상 542명(6.2%) 등이었다.

주목할 점은 한창 가정을 꾸려나가는 50대와 60대 초반에서 무연고 고독사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가정의 붕괴로 1인 가구가 증가한 것과 65세 이상 홀로 노인의 경우 보살핌서비스가 제공되는 반면 이들 연령대는 그나마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사각지대에 놓인 것이다. 실제 옥천군의 경우 독거노인과 달리 이를 관리하는 담당자조차 없는 것으로 취재 결과 드러났다.

군은 옥천읍과 동이‧청성면 홀몸 어르신 보살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사업은 3개 읍·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30명이 홀몸 어르신 60명의 안부를 확인하고 말벗이 돼 주는 것이다. 여름에는 냉방기를, 겨울에는 난방기 등을 점검해주는 등 다양한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펼친다. 군은 올해 이 사업을 시범적으로 벌인 뒤 반응이 좋으면 내년에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보살핌서비스는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다. 이번 사망자는 서비스 대상 연령에 해당되지 않아 관리되지 않고 있었다”고 설명해 복지사각을 드러냈다.
사회적 약자보호를 받는 노인도 아닌 그렇다고 청년층에 쏟아지는 관심도 받지 못하는 중년들. 가족 해체로 1인 중년가구는 늘고 있지만 정책 밖 인생에 놓인 외로운 사람들. 옥천군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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