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오지마을 ‘다람쥐택시’…군 운영방식 변경
상태바
시험대 오른 오지마을 ‘다람쥐택시’…군 운영방식 변경
  • 임요준기자
  • 승인 2019.05.16 14: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민 한 명당 한 달 20회로 제한
주민 “정작 필요할 때 이용 못해”
택시기사 보상금 월 80→40만 원
“시간 얽매이고 수입 낮아” 외면
추가배차 28대 확보, 과제 남아

옥천군이 지난 2015년 11월 시범운영에 이어 이듬해 1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 ‘시골마을 행복택시’인 ‘다람쥐 택시’. 도내에선 11번째로 실시했다. 첫 13곳 마을에서 지금은 확대 운영해 6개 면 24개 마을에서 운영되고 있다.

군은 오지마을 주민들의 발이 되어 온 다람쥐택시 운영방식을 지난 1일부터 변경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운영결과에 따라 다음 달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시행 3년 4개월 만에 손질하는 셈이다.

먼저 개인별 이용 횟수를 제한했다. 1인당 한 달에 이용할 수 있는 횟수가 기존 무제한에서 20회로 크게 줄었다. 왕복으로 따졌을 때 한 달 중 10일 만 이용할 수 있다. 단 2인 이상이 함께 이용할 경우 개인별 이용횟수에는 포함되지 않으며, 한 마을 당 주 6일간, 하루 편도 4회씩 이용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은 그대로다.

군 관계자는 “한 주민 개인이 한 달에 40회를 이용해 자가용처럼 이용한 사례가 있어 이를 방지하고자 개인별 이용횟수 제한을 두게 됐다”며 “여러 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것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변경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대상 마을 이장 A씨는 “가능한 여럿이 함께 이용하고 있지만 병원이나 급한 개인적 일이 발생했을 때 정작 이용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한다”며 어려움을 토했다.

군이 변경을 추진하는 또 다른 주요 내용은 택시기사 보상금이다. 이 마을 주민들은 버스요금(현금)과 동일하게 어른 1300원, 중·고생 1000원, 초등학생 650원만 내고 마을 내부에서 정한 읍·면 소재지 등 지정 장소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해당 마을 주민 4명이 함께 옥천읍까지 나오는데 택시비가 2만3000원인 경우 버스비 5200원(1인당 1300원씩 4명분)은 주민이 부담하고 나머지 1만7800원은 군에서 부담한다. 이렇게 택시기사에게 보상하는 금액이 한 택시 당 한 달에 80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하향 조정된다. 40만 원이 넘을 경우 해당 택시는 더 이상 운행할 수 없으며 또 다른 택시로 이용해야 한다. 이에 따른 추가로 배차돼야 할 택시는 28대로 예상된다.

현재 다람쥐택시는 개인택시 41대, 법인택시 1대 등 총 42대가 운영된다. 법인택시 참여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 개인택시가 추가 참여할 수 있는 댓수는 59대. 이중 군에 추가 참여를 희망하는 개인택시는 14대뿐. 나머지 14대가 부족한 상황에 추가배차가 안 될 경우 결국 주민의 발은 묶이게 된다.

군 관계자는 “부족할 경우 개인택시조합과 연결해 추가 배차 하겠다”고 말해 조합의 협조 외엔 뚜렷한 대책은 없어 보인다. 다람쥐택시를 운행하는 한 택시기사 B씨는 “기존 20일 일하던 것이 8~9일로 줄어든다. 택시요금은 올랐다고 하나 수입은 반으로 줄어든다”며 “경제상황이 아주 좋지 않은 상황에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군에서는 다람쥐택시를 참여하지 않은 기사들이 참여시켜 달라며 반발해 변경하게 됐다고 말하지만 작년에 추가모집을 했을 때 3대만 희망해 추가됐다. 앞으로 28대를 어떻게 채울 것이지...결국 탁상행정으로 그 피해는 주민과 택시기사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람쥐택시 지난해 누적이용객 수는 1만9715명, 이용횟수는 1만3486회로, 하루 평균 54명의 주민이 동승을 포함해 37회씩 이용한 셈이다. 오지마을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자리를 잡은 다람쥐택시가 자가용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고 더 많은 택시기사들의 참여를 위해 운영방식을 변경하겠다는 옥천군. 과도한 이용횟수 제한으로 정작 필요할 때 이용하지 못한다는 주민들. 반 토막 난 보상금으로 살길이 막막하다는 택시기사들. 오지마을 주민들의 이동권 보장 다람쥐택시가 막다른 갈림길에서 행복의 길로 들어서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