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작가들이 바라본 정지용의 문학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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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작가들이 바라본 정지용의 문학 세계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05.1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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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정지용동북아국제문학포럼 개최
러시아·일본·베트남·중국·탈북작가 한자리
제2회 정지용동북아국제문학포럼이 개최되고 있다.

제32회 지용제에서 제2회 정지용동북아국제문학포럼이 지난 10일과 11일 이틀간 죽향초등학교 강당에서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이 주최하고 옥천문인협회, 옥천작가회의, 옥주문화동호회가 주관, 문화체육관광부, 충청북도의 후원으로 개최된 것.

10일 첫날에는 서울여대 이숭원 교수가 좌장으로 김응교(숙명여대) 교수의 발제문 ‘별똥의 위대한 몰락’에 대해 오형엽(고려대) 교수가 토론을 맡았다, 이어 김묘순 문학평론가의 ‘향수의 실화적 고찰’에 대해 숭실사이버대 허혜정 교수의 질문이 이어졌다.

정지용의 시 ‘말’과 ‘나무’에 나타난 의인화에 대해 발표한 박형준 동국대 교수의 발제에 유성호 한양대 교수는 “나무의 분석에는 이견이 없지만 전체적으로 이 작품에서 성경적 인유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한명수(대구카톨릭대) 교수는 회심의 두 시인 ‘정지용과 전형 시인의 상호관계성’을 발표해 지금까지 학계에서 정지용에 관한 문학 연구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하며 주변 인물과 함께 연구하는 것이 정지용의 문학세계를 더 넓힐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한 교수의 새로운 발제 내용에 대해 이형권(충남대) 교수는 “한 교수의 주장은 실증적 문헌자료에 의해 뒷받침되어 이론의 여지가 거의 없다”며 “이 논문은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거나 부실하게 알려져 왔던 정지용 시인에 관한 정보를 충실히 제공해, 정지용 연구의 정확성과 확장성을 제고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1부에 이어 2부에서는 김성장 시인을 좌장으로 일본 오타오사무 교수의 ‘식민지 지배하에서 시를 쓴다는 것-교토에서 읽는 정지용과 윤동주’에 대한 발제에 대해 조동범 시인은 “윤동주와 정지용의 삶과 문학을 실증적으로 연구해 분석한 내용이 인상적이었고, 정지용과 윤동주의 관계를 비롯해 윤동주와 송몽규의 관계 등이 흥미로웠다”고 전하며 “당시 일본에서 아나키즘의 입지가 어떠했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이어 러시아 소설가 미하일 박의 ‘러시아 한인 디아스포라와 나의 문학적 지향’에 대한 발제에 해이수 소설가는 “작가의 사명은 우리 세계가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자신의 작품과 함께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 말에 깊이 동조한다”며 “삶과 예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과 사건, 혹은 장소”에 대해 질문했다.

정지용 문학포럼 2일차 되는 11일 일본, 중국, 러시아뿐 아니라 전국에서 모여든 인파들로 포럼장인 죽향초 강당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1부에서는 홍용희 문학평론가를 좌장으로 손해룡(중국 항주사범대) 교수의 ‘중국과 한국 소설에 나타난 생사관 및 사랑의 가치관’에 대해 발표했고, 이에 대해 노희준 소설가는 “중국과 한국의 죽음관 차이에 대해 설명했는데 동양과 서양의 죽음관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그 차이와 급격한 디지털 및 스마트화가 노인들의 삶에 끼친 영향”에 대해 질문했다.

Lee dang hoan(베트남 국립대) 시인은 ‘베트남의 한국 초기 근대시의 유사성에 대한 비교 연구(정지용 향수, 한용운 님의 침묵, 김소월 진달래꽃을 중심으로)’ 발표에 함명춘 시인은 “정지용의 향수는 고향인 옥천 정경을 그리며 노래한 시로 발표문에 나온 바대로 옥천은 사철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라며 “소개된 베트남 시인의 작품 속 고향 중에 한국의 옥천과 유사한 곳이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 했다.

2부에서는 이재무 시인을 좌장으로 이지명(탈북 작가) 희곡작가의 ‘북한문학의 전통(작가와 작품에 관한 몇 가지 해설)’에 대한 발표 후 이경진 영화연출가는 “탈북 작가들이 가슴에 맺힌 사연을 어떻게 독자와 만날 수 있게 써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명 받았다”며 “통일철학과 통일의 방법론에 대한 탈북문학단체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마지막으로 정호승 시인의 시 이야기를 듣고 김영미 시인은 “정호승 시인의 시는 미래가 불안한 우리들에게 희망의 메시지이자 일상에서의 사랑을 전달함으로써 힐링의 시간이 된다”고 말했다.

김승룡 문화원장은 “이번 동북아국제문학포럼에서 러시아, 중국, 일본, 베트남 작가들을 통해 동북아문학 교류의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 지용제가 어떻게 변화하고 지용의 시어를 통한 컨텐츠가 어떻게 발전되어 가는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이 자리에 참석한 정하임(숙명여대 4) 학생은 “지역에서 정지용 시인에 대해 이토록 국제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의 장이 열렸다는 것이 놀랍다”며 “동북아가 함께 모여 문학을 논의하는 자리가 계속해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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