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마저 멈춘 5월 그곳은 ‘천상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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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마저 멈춘 5월 그곳은 ‘천상의 정원’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05.3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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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고 호수정원 ‘수생식물학습원’
푸른 산과 하늘, 물이 어우러진 정원

도시인들은 가슴 안에 자신만의 정원 하나를 꿈꾸며 산다. 하지만 현실은 아스팔트와 높은 건물, 무한 경쟁에 내몰려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로감은 피할 길이 없다. 풀지 못하는 피로감은 스트레스로 쌓이고 만성 두통에 시달리게 한다. 이러한 도시 현대인들에게 천상의 정원을 소개한다. 내륙의 호수에 둘러싸인 천혜의 비경이 옥천에 있다. 우리는 이곳을 일명 ‘천상의 정원’이라고 부른다. 작년 11월에 이어 5월에 재차 방문한 수생식물학습원은 말 그대로 천상에나 있을 법한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었다. 이곳을 찾은 한 방문객은 ‘아득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의 말대로 아득한 아름다움이 요소요소에 자리한 곳이다. 오월의 수생식물학습원은 온갖 꽃과 푸른 바람과 고요한 대청호 수면으로 둘러싸여 있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의 산책코스로 이보다 더한 비경이 있을까. 마음의 힐링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하는 바다.   -편집자 주

△초여름 천상의 정원은 꽃 잔치
5월의 마지막 주 수생식물학습원은 장미와 불두화 온갖 수련들로 가득했다. 전시관에는 500여 종류가 넘는 영산홍이 갖가지 색을 달리하며 다투어 피어 있었다. 들어가는 초입에 조성해 놓은 작은 논에는 청둥오리 두 마리가 한가롭다. 목재 문에 붉은 넝쿨장미는 소담하게 무리 지어 오는 사람을 반기는듯하다. 입구를 지나면 정원으로 들어가는 계단 가장자리 파피루스 수생식물이 초록빛을 발하며 시선을 잡아끈다. 보랏빛 붓꽃은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방문객들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아름다움을 저장하느라 가던 길에서 오래 서 있었다.

맑은 하늘에 바람까지 투명했다. 좁은 둘레길을 그렇게 가다 서다 천천히 걸어 나오면, 한눈에 들어오는 거대한 바위를 볼 수 있다. 변성 퇴적암으로 바다에서나 볼 수 있는 조개류들이 바위 중간 중간 박혀 있는 독특한 풍광이다. 바다에나 있을 법한 거대한 바위가 내륙의 한 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눈을 들면 대청호 물빛이 시야에 가득하다. 산과 호수의 절묘한 조화다. 그 둘레길을 오르고 다시 내려간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한 발 한 발 내딛는 것에 집중하게 만드는 좁고 비탈진 둘레길이다. 그렇게 걷는 것에 집중하다 살갗을 스치는 바람을 만날 수 있다.

바람을 맞으며 바라보는 풍경은 멈춘 장소마다 다르게 다가온다. 곳곳에 적혀있는 묵상 같은 말들은 그렇게 따라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깊은 묵상’이라고 쓰여진 팻말 앞에서는 묵상의 시간이 되는듯하다. ‘바람보다 앞서가지 마십시오’라고 쓴 팻말 앞에서는 바람을 달래며 천천히 걸어가야 할 것만 같다. 한참을 그렇게 가면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가 나온다. 교회라기보다 기도실 같다. 한 사람이 앉아 있으면 가득해지는 공간이다. 작은 나무 십자가 뒤로 대청호 물살에 시선을 두면 마음이 한없이 평온해지는 걸 체험 할 수 있을 것이다.

수생식물학습원 주서택 원장은 “사람의 뇌파가 가장 안정적인 환경은 푸른 산과 푸른 하늘, 푸른 물이 어우러진 장소다. 이러한 곳에 들어가면 우리 뇌파는 안정을 취하게 되는데, 천상의 정원에 앉아 있기만 해도 쉼을 얻을 수 있다”며 “이곳을 나의 정원처럼 느끼고 머물고, 쉬고, 휴식을 취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 정원으로 가꿔 여러 사람이 누리는 장소가 되길” 바랬다. 나아가 “정원을 찾아오는 모든 분들이 대청호의 소중함을 지키고 사랑하고 보존하는 마음이 일어나는 곳으로 자리매김 하길” 원했다.

△아득하게 아름다운 비경
옥천군 대청호 언저리에 물과 생명을 주제로 조성된 수생식물학습원은 군북면 대정리 100-10번지 일대 6만여㎡에 2003년부터 주민 5가구가 공동으로 수생식물을 재배하면서 만들어진 곳. 지난 2008년에는 충북도교육청으로부터 물을 사랑하고 지키며 보전하는 교육의 장으로 인정받아 ‘충북도교육청 과학체험 학습장’으로 지정됐다.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수생식물과 열대지방의 대표적인 수생식물을 재배하고 전시하는 생명의 공간으로 거듭나 휴양과 교육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곳에는 자연정화 연못, 백련연못, 한대수련 연못, 가시연못, 온대수련 연못 등 총 5개의 연못에 50여 종 총 1만여 본이 재배, 전시되고 있다. 연못을 지나 낮은 언덕에 오르면 유리온실로 된 수련농장과 수생식물농장에서는 열대수련 등을 볼 수 있다. 대청호를 바라보고 서 있는 2층짜리 학습관(휴게실)은 얼마 전에 리모델링 되어 차와 간단한 브런치가 판매되고 있다.

회사 동료들과 학습원을 찾은 정승민(대전시·33) 씨는 “처음 방문한 곳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와보니 인근의 어떤 곳보다 아름답고 힐링 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아득한 아름다움이 곳곳이 비경인 곳”이라고 감탄했다.  

유럽풍의 건물 5채도 눈에 띄는데 이것은 주변 바위 색깔과 맞춰 자연 속에 고즈넉하게 묻히도록 건축된 거라고 주 원장은 언급했다. 학교 등 단체 관람을 원하는 경우 사전 예약(waterplant.or.kr)하는 것이 좋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료 성인 5천 원, 초·중·고생 3천 원이고 일요일은 쉬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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