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죽은 목숨…“어디로 갈거나”
상태바
다 죽은 목숨…“어디로 갈거나”
  • 김영훈기자
  • 승인 2019.06.13 17: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폐기물처리업체 10개 중 7개 청산면에 위치
삭발투쟁·22개 마을이장 전원 사직서 제출
김재종 군수 “군의회·충북도와 협의해 법안
마련 등 대책 강구” 향후 방향에 관심 쏠려
청산 주민 600여 명이 지난 10일 “더 이상 살수 없다”며 상여를 매고 읍 시가지 행진에 이어 군청을 향하고 있다. 이들은 옥천지역 폐기물처리업체 10개 중 7개가 청산면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 추가 입주를 진행하고 있어 거리에 나선 것이다. 삭발투쟁과 22개 마을 이장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향후 옥천군의 대책에 청산 주민은 물론 군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산이 쓰레기장이냐”
“청산면이 호구냐”
“건설폐기물 결사 반대”
청산면 주민들이 뿔났다. 인정리 폐기물 종합 재활용업 허가를 놓고 청산면 전체가 들고 일어선 것이다. 지난 10일 주민 600여 명은 공설운동장에 집결, 청산면폐기물처리업허가반대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양병소·이갑기)를 선두로 “우리는 다 죽었다”며 상복을 입은채 상여를 매고 읍 시가지를 지나 군청으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인정리에 대형축사를 비롯한 폐수처리업체, 폐기물용융로제작업체 등 각종 폐기물 처리업체가 입주한 상태에 추가로 건설폐기물 처리업체가 허가절차를  마치고 입주를 준비 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폐기물 종합 재활용업체가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가슴을 쳤다. 또한 이들은 “각종 폐기물처리업체의 입주 때문인지 타 지역에 비해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고, 심각한 지하수 오염으로 주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며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와 생존권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청산면에 더 이상 폐기물 처리업체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한다”고 강력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청산면이장협의회 양병소회장, 청산면민협의회 이갑기 회장, 청산면자율방범대 김상태 대장이 삭발투쟁을 벌이며 분노를 표출했다.

양병소 회장은 “마음은 아프지만 우리 청산주민을 위해 폐기물업체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지하는 강한 뜻으로 삭발을 하게 됐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갑기 회장은 “청산을 지켜낼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어떠한 것도 못하겠냐”며 “살기 좋은 청정 고장 청산을 살리기 위해 어떠한 혐오시설도 들어올 수 없게 힘을 합치자”고 외치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상태 대장은 “이번 삭발투쟁이 세 사람으로 끝나고, 청산주민들이 군청까지 오는 일도 마지막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절대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길 기대한다. 모두 힘을 합쳐 편안하고 조용한 청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이들은 군수실로 자리를 옮겨 청산면 이장 22명의 사직서와 함께 건의서를 전달했다.

이에 김재종 군수는 “각 실과와 건의 내용을 살펴 충북도와 협조해 앞으로는 주민들이 이런 고통 속에서 살지 않도록 법안을 마련하겠다”며 “군과 의회도 얼굴을 맞대 규제를 더 강화할 수 있는 조례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옥천지역에 폐기물 폐자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피력했다.

옥천지역 폐기물처리업체 10개중 7개가 청산면에 위치해 있는데다 추가 입주가 진행 중이어서 고통을 호소하는 청산 주민들. 설움을 넘어 분노에 찬 이들의 외침을 지금까지 옥천군은 듣지 못했냐하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민의 입장에서 사전 예방적 적극 행정이 아쉬움을 주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