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메이커까지 사주고 운영은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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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메이커까지 사주고 운영은 적자
  • 임요준기자
  • 승인 2019.06.13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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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시네마, 지난해 500여만 원 적자 불구
본사관리비 명목 매월 170만 원씩 정기 상납
군, 소모품 성격 물품구입에 5300만 원 쏟아

주민의 문화향유 확대를 위해 건립한 영화관 ‘향수시네마’가 안전 미비에다 원산지 표시 위반 등 위법행위를 저지르더니 지난해 운영결과 손실을 봤다며 이익에 대한 납부와 지역사회 공익환원을 일체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군은 총 25억 원을 들여 영화관을 신축하고 ‘작은영화관사회적협동조합’에 운영을 위탁했다. 조합은 지난해 8월 개관해 12월 말까지 운영한 실적 등 재무제표를 군에 보고했다. 이에 옥천향수신문은 영화관의 재무제표와 손익계산서를 입수하고 분석에 들어갔다.

결산서에 따르면 영화관 및 매점 매출 총액은 2억1790여만 원. 이들 매출원가는 9701여만 원. 영업에서만큼은 1억2080여만 원의 이익을 본 셈이다. 여기에 직원급여, 제세공과금, 광고선전비, 본사관리비 등 판매비와 관리비 총 1억2559여만 원과 이자수익을 고려한 후 최종 순손실은 469만 원이다. 당초 군과 영화관측은 순이익의 60%는 영화관측이, 30%는 군 수입으로, 나머지 10%는 지역사회에 환원하기로 했지만, 이번처럼 손실일 경우 군과 사회 환원 몫은 전혀 없게 된다. 영업에서는 이익이 발생했지만 비용발생이 많아 결국 손실을 봤다는 것이다.

문제는 비용항목 중 본사관리비다. 영화관의 본사는 서울에 있다. 향수시네마는 지점인 셈인데, 본사는 지점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매월 170만 원씩 총 850만 원을 빼갔다. 순손실이 469만 원으로 본사관리비가 없다면 순이익 381만 원으로 돌아설 상황. 지점은 독립채산제로 운영되기에 본사관리비를 지불해야 된다지만 매월 이뤄지는 정산은 지점이 아닌 본사에서 진행하고 있어 지점에는 아무런 권한이 없는 말만 독립채산제 형식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업체 관계자는 본사관리비를 “영화 배급사 업무와 회계정산업무 등에 따른 관리비”라고 설명했다. 이 업체에서 운영하는 영화관은 전국 33개소. 이곳에서 매월 170만 원씩 관리비 명목으로 받는 금액은 무려 5610만 원. 1년이면 6억7320만 원을 지점으로부터 걷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챙길 것은 다 챙기면서 사회적협동조합으로서 제 역할에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상황이 이런데도 옥천군이 영화관에 쏟아부은 혈세는 매년 수천만 원에 이른다. 지난해 군은 이곳에 신용카드단말기를 설치해 줬다. 창고 선반인 앵글도 짜줬다. 커피메이커는 기본, 1000만 원 짜리 팝퍼기(팝콘제조기)도 놔줬다. 여기에 들어간 혈세만도 2817만 원. 올해는 900만 원짜리 벽시계를 포함 총 2550만 원을 쏟아부었다. 지원품목도 대부분 쓰다가 없어지면 그만인 소모품 성격의 것이다.

영업손실을 봤다며 돈 한 푼 안 내고, 지역사회에 1원 한 푼 환원하지 않은 업체에 수천만 원 혈세를 쏟아부은 것이다. 주민 A씨는 “공설시장에서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노점 할머니나 지역 소상공인에게 이렇게 쏟아부었으면 감사하다며 절을 올렸을 것”이라며 “회사만 좋은 일 해준 거”라고 가슴을 쳤다.

정서와 맞지 않은 턱 없이 비싼 매점 물가, 서비스 질 저하로 주민들 특히 젊은층의 발길이 뚝 떨어진 ‘향수시네마’. 허울뿐인 독립채산제 운영상황에 옥천군은 매년 수천만 원을 쏟아붓고 있어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땅을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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