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불꾸불 오르다 만난 인심 좋은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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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불꾸불 오르다 만난 인심 좋은 마을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06.20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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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가구 67명 거주, 은진 송씨 집성촌
창조적마을만들기 등 변혁의 시대 맞아

송교현(90) 어르신은 청성면 소서리 최고령자다. 이 마을에서 나고 자랐고 30년 전 마을이장 일을 보기도 했는데 유독 주민들 간 화합이 잘 되었다고 했다.
송수호(86) 어르신 역시 86년을 이곳에서 살았다. 6·25전쟁 때도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을 만큼 조용한 동네로 인심이 좋았다고 전했다.
최병선(79) 어르신은 13년 전 부산에서 이곳으로 들어왔다. 아내가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요양차 온 곳인데 3년 만에 병이 나았지만 마을을 떠나지 않고 지금까지 주민들과 식구처럼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했다.
소서리를 고향으로 전 생애를 살아오거나 타지에서 들어와 이곳을 고향처럼 살아가고 있는 마을 어르신들은 소서리는 인심이 좋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요즘같이 각박한 현대 사회에 인심이 그대로 살아있는 그곳. 산길 돌아 돌아 조용하게 자리 잡고 있는 청성면 소서리를 찾았다.

△소서리의 새바람 송성호 이장
송성호(58) 이장은 소서리가 고향이다. 11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서울에서 마케팅 영업부에 근무했다. 도시 생활을 접고 2008년 12월 17일 고향으로 돌아와 2500평에 복숭아나무를 심고 가꿨다. 7년째 이장을 하며 활달한 추진력으로 마을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는 마을 안길 확·포장 공사, 오폐수처리장, 가뭄을 대비한 농업용 대형관정 설치, 곡물건조장, 아스콘포장, 마을 앞에 광장을 만들고 창조적마을만들기 공모사업에 선정, 복지관을 설립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귀촌해 화물운수업을 하고 있는 오춘식(60) 씨는 “7년 전에 비해 동네가 개혁됐다”며 “젊은 이장의 활달한 추진력으로 마을 발전을 이루어나가고 있다”고 기뻐했다.

송성호 이장은 “우리 부모님 세대 소서리 주민들은 고생을 많이 했다. 그분들은 신매리 땅을 사서 논농사를 짓는 게 큰 꿈으로 지금 신매리 땅 대부분이 소서리 주민들 것이다. 하지만 그분들은 연세가 있어 더 이상 논농사를 지을 수 없다”며 “젊은이들이 들어오지 않아 일할 사람이 없는 농촌현실에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송 이장은 앞으로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원형 그대로의 친환경적 생태마을을 만들고 싶어 했다. 산으로 둘러 쌓인 안온한 마을이야말로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쉼의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또한 500년 이상 된 마을 산자락에 묘가 많았다며 장묘문화 전시 공간을 만들고 웰다잉의 체험공간에 대해 생각한 적도 있었다는 송 이장은 마을을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여러모로 애쓰고 있었다.

그는 “나서서 일하다 보면 생각지도 않은 오해와 어려운 일에 부딪쳐 지칠 때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힘든 과정에서도 마을을 위한 봉사만큼 의미 있는 것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어머니의 임종을 볼 수 없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고 아들의 사고사를 겪기도 했다는 그는 요즘 사회적으로 더 나아가려던 개인적 꿈을 내려놓고 다도에 심취해 있다고 웃으며 전했다.

△소서리
마을은 청성면 남동부 중앙에 위치한다. 1894년 9월에 동학전쟁 재기포를 선포한 역사적 마을이다. 면적은 2.30㎢이며 현재 40가구 67명이 거주하고 있다.

동쪽은 청산면 대덕리, 남쪽은 삼남리와 영동군 용산면, 서쪽은 궁촌리, 북쪽은 청산면 신매리와 접한다. 원래 소서리는 조선시대에 청산현 남면 서평리로 소서리, 신매리, 산계리, 대사동을 관할했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청산군이 옥천군에 편입되면서 남면 소사동과 서평리를 병합해 청남면 소서리가 신설됐다. 소서리와 서평리 2개 리가 있다. 자연마을은 서평(세평이)과 작은뱀티(소사동)가 있다. 주요 성씨는 은진 송씨가 누대에 걸쳐 산다.

소사동은 마을로 들어오는 길이 뱀처럼 구불구불하여 이에 연유한 것이다. 옛 지명은 작은뱀티를 한자화하여 소사동(小巳洞)이라 하였다. 작은마을은 작은뱀티(소사동)의 하나다. 안마(소사동, 작은뱀티)는 청성면 남부에 있는 두메산골이다. 청성면 신매리와 서평리 남쪽 깊고 좁은 계곡이 있는 마을로 동학수뇌부가 모여 재기포를 선언한 곳이다.

소사동 마을 입구에서 정원에 마을 동제를 지내는 당산나무, 느티나무 숲과 조산탑이 있는 거리를 ‘조산거리’라고 한다. 조상골은 안마 동쪽 동으로 난 골로 묘지가 많아 붙여진 지명이다. 안마 북쪽 마을 입구부터 시작되는 논과 밭지대가 골짜기를 따라 펼쳐진 곳을 ‘소서리들’이라고 부른다. 당나무골은 소사동 남쪽 긴 계곡 상단부에 있는 골이며 남쪽으로 장군재가 있다.

소서리 당나무골 남단에서 영동 용산면 금곡리로 넘어가는 해발 360.2m의 큰 고개가 장군재다. 조봉은 당나무골 남서쪽 무덤골 서쪽에 있는 해발 396.4m 산이며 이곳을 조봉골이라 한다. 소서리 당나무골 상단부에서 조봉 쪽으로 난 골이 무덤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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