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넓은 평촌교회에 갔다
십자가가 높아서
기도가 하늘에 닿는 그 교회에 갔다
저물녘 저곳은
울음을 쏟아내도 표가나지 않았다
차를 세운 이유였다
평온한 촌동네 평촌에서
당신을 그만 내려놓고 싶었다
불빛이 쪽창으로 새나가는 시간
마을길 천천히 돌아
새벽기도나 다니고 싶었다
넓은 저녁이었다
마당에 그리움이 무더기로 내려앉고
세월 덮힌 지붕은 낮게 가라앉았다
하느님의 마음이 한량없어서
조금 기대어 가도 될 것 같은 그런 동네였다.
새떼가 날아가는 일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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