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플렉스, 어떻게 넘을까?
콤플렉스. 특정한 상황에서 과도하게 반응하는 현상을 말한다. 아픔 없는 인생 없듯이 콤플렉스 없는 삶도 아마 없을 것이다. 크든 작든 누구나 다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그것은 열등감이라는 말로 표현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보자. 키 작은 사람에게는 ‘나폴레옹 콤플렉스’라고 게 있다. 자신의 왜소함을 극복하기 위해 타인을 향해 오히려 더 큰 지배욕을 나타낸다. 욕을 하거나 거칠게 대하고 심지어는 폭력을 쓰는 경우도 있게 된다.
콤플렉스는 또한 ‘트라우마’ 즉 지난 날의 아픔들에 대한 기억들로 형성된다. 그것이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현재 우리의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인 생각, 감정, 행동 등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우리의 생각 흐름을 방해하거나 감정을 평상시와 다르게 당황하거나 분노하는 등 지나치게 움직이게도 한다. 때때로 파괴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오늘 우리가 그 콤플렉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콤플렉스 때문에 ‘나의 나 됨’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또한 ‘나의 미래’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다.
곽금주 교수(서울대학교 심리학과)가 <마음에 박힌 못 하나>(쌤앤파커스, 2014)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그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콤플렉스를 18가지로 정리했다.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필자 주변의 몇몇 사람들이 생각났다. 그들이 보였던 지나친 행동들이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기도 했다. 그 책의 내용 가운데 이번 호에 중요한 3가지만을 살펴보려고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각 콤플렉스의 이름을 필자가 임의로 다시 정했다. 독자께서도 아래의 예들을 보며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1. 일중독 콤플렉스
한 마디로 일하지 않으면 아픈 사람이다. 우리네 주변에 일하는 것에 ‘푹~’빠진 사람이 있다. 그는 취미도 특별히 없다. 아니 취미를 가지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그럴 시간도 없고 여유도 없다고 한다.
우리들의 어머니를 예로 들어보자. 가정을 세워나가는 데 헌신을 해 왔다. 빠듯한 살림살이로 남편을 섬기고 자녀들을 양육했다. 먹을 것 하나라도 자신보다는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헌신해 왔다.
그러다 세월이 흘러 자녀들이 결혼하고 집을 모두 떠나게 된다. 이때부터 문제가 발생된다. 헌신해야 할 ‘일’이 없어진 것이다. 상실감이 커졌다. 이제는 마음과 시간에 여유가 생겼지만 그것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이제는 어머니의 인생을 사세요”, “즐기세요”라고 말들이 들려오지만,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그렇게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할 일이 없어졌으니 친구들도 만나고 취미 공동체에 들어가 재미있게 놀려고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몸에 밴 게 일하는 거다. 그래서 놀아도 ‘일하듯’ 논다. 열심히 논다. 지치도록 논다. 주변에서 “쉬엄쉬엄 노세요”라고까지 말한다. 그런데 쉬면 아플 것 같아서 또 그렇게 못한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많은 경우 우리는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 공부, 일에 중독되지 않고는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든 40대 중반을 전후해서 한 번쯤 “내가 인생 제대로 달려왔나?”를 생각하게 된다. 특히 남자 인생에게서 왕왕 나타난다.
내가 정말 원했던 인생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한다. 또는 부모님이 원했던 인생을 살아왔다는 것에 허탈해진다. 즐거움보다는 과제 중심의 인생이었던 것을 보고 답답함을 느낀다. 그러데 어찌하랴... 그중 일부는 늦었지만 인생의 방향을 ‘확-’ 바꾸기도 한다.
곽금주 교수는 ‘일 중독’의 원인을 통제 중심의 가정교육에서 찾는다. 자유로운 생각과 창조적인 행동보다는 주어진 시간에 더 많은 과제를 수행해 온 것에 칭찬을 받아온 삶의 방식 때문이라고 언급한다. 그렇게 살아온 이들에게는 기쁨과 즐거움, 여유, 새로운 아이디어가 부족하다. 오직 목표만이 크게 보인다.
2. 보복 콤플렉스
주로 여성에게서 잘 나타난다. 특히, 남편을 향한 분노와 복수를 자녀에게 쏟아내는 경우다. 다시 말해 남편에게 당한 것을 자녀에게 복수하는 것을 말한다. 자녀를 향해 폭언, 폭력, 학대 심지어 살인까지 하게 된다. 어떻게 자신이 배 아파서 낳은 자식에게 그럴 수 있느냐고 반문하지만, ‘내가 이렇게 당했으니,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행해도 괜찮다’라는 심리에 지배를 당하게 된다. 그게 바로 ‘보복 콤플렉스’다.
평상시 남편을 미워하도록 자녀들을 유도하기도 한다. 흔히 다음과 같은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하는 짓이 네 아빠랑 똑같다’
‘네 아빠 같은 사람과 결혼은 하지 마라’
‘네 아빠만 안 만났어도 내 인생은... 흑흑...’
원인이 뭘까? 곽 교수는 남편을 지나치게 의존한 데서 찾는다. ‘의존’은 사랑으로도 표현될 수 있다. 문제는 ‘배신’ 당했다고 여길 때다. 의존한 깊이만큼 상처를 크게 받는다. 받은 상처만큼 ‘보복’해야 한다는 콤플렉스에 시달리게 된다. 간혹 이때 여성은 남편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자녀를 많이 낳는 경우도 있다.
3. 돈주앙 콤플렉스
이는 남자에게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다. 소설 속 바람둥이 ‘돈주앙’의 이름을 딴 콤플렉스다. 한 여자에 만족하지 못하고 여러 여자를 기웃거리는 남자를 말한다. 단순한 성적 호기심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이 콤플렉스에 빠지면 다음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마음에 드는 여자를 찾아 헤맨다. 그러다 만나면 사랑을 구한다. 그런데 그 여자가 ‘내 여자’가 되는 순간 그만 싫증이 난다. 그 여자를 버리고 또 다른 여자를 찾아 헤맨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
학자들은 남자들이 여성에게서 이상적인 어머니의 모습을 찾으려고 하지만 늘 실패하는 현상이라고도 말한다. 유아기 때 어머니의 사랑이 부족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이상 3가지 콤플렉스를 살펴보았다. 혹, 독자께서는 위의 콤플렉스 중 자신에게 해당되는 게 있는가? 또는 이웃집 특정인을 떠올리며 ‘맞아, 맞아 000이가 그런 경우가 있어!’라고 구분되는 게 있는가? 다음 호에서도 몇 가지 콤플렉스를 더 살펴볼 예정이다. 문제는 이러한 콤플렉스를 어떻게 극복해 갈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