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전성기 시대에 살고 있다
오로라 기자(미국 특파원)의 ‘우리는 지금이 전성기다’(조선일보 24년 10월 23일자)라는 제목의 리포트에 눈길이 확~ 끌렸다. 그렇다. 우리는 지금 가장 왕성한 전성기 시대에 살고 있다.
‘아~파트, 아파트’란 한국적 노래가 전 세계를 들썩이고 있다. 공개 4일만에 유튜브 조회수 1억 회를 넘고, 급기야 빌보드 메인 차트 2주간 연속 1위까지 올라갔다는 뉴스다(2024년 11월 5일 현재). 우리나라 가수 블랙핑크 멤버 로제가 미국 가수 브루노 마스와 함께 발표한 신곡이다.
론 중년 이후 분들에게는 ‘아파트’란 노래 제목을 들으며 전혀 다른 곡이 뇌리에 떠오를 것이다. 빌보드 차트는 어려서부터 그저 남의 나라 순위로만 여겼다. 어떠한 노력을 해도 우리는 그 순위에 들어갈 수 없다고, 소위 ‘넘사벽’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BTS의 노래들이 전세계인의 마음을 들썩이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빌보드 차트는 이제 한국 가수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는 활동 무대가 되었다.
‘오징어 게임’이라는 영화는 어떠한가. 가장 한국적인 게임이 세계에서 통했다. 곧 ‘오징어 게임2’가 개봉된다고 하니 다시 한 번 기대해 본다. E-스포츠에서도 또다시 낭보가 들려왔다. 롤드컵에서 다시 한 번 T1이 우승을 한 것이다. 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또 어떠한가. 이제 한국은 정말 이전의 한국이 아니다. 격세지감이라 말하지 아니할 수 없다.
방산 이야기를 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한국 방위 산업이 해외에서 따낸 무기 공급 계약이 10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4대 방산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IA)의 수주 잔고가 올 상반기 기준 약 91조5500역원이다.
1950년 6.25전쟁으로 우리나라는 거의 폐허가 되었다. 196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총알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했었다. 그런 나라가 이제 KF21 전투기, T-50 훈련기, K2 전차, K9 자주포, 현무5 미사일 등을 최첨단 무기들을 만들어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제 방산 수출 세계 10대 국가로 당당하게 올라섰다.
20여 년 전, 미국 유학 생활을 했다. 그때 만나는 사람들은 대뜸 ‘중국에서 왔냐?’고 물었다. 동양인을 보면 처음 묻는 질문이 대체로 그것이었다. ‘아니다’라고 말하면 이내 ‘그럼 일본이냐’고 되물었다. ‘아니다. 한국에서 왔다’고 대답한다. 그러면 ‘한국? 그곳이 어디냐’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사람은 ‘김정일이 있는 곳?’이라며 북한을 먼저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은 그들 뇌리에 변방일 뿐이었다.
미국 대학 입학할 때 간염 예방접종 기록이 있어야 했다. 유럽이나 일본에서 온 학생들은 자국에서 받은 예방접종 기록을 제출하면 됐다. 그러나 당시 한국에서 온 유학생은 미국에서 꼭 다시 접종을 해야 했다. 한국 예방접종 기록을 제출해도 잘 믿어주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한국을 ‘비위생적인 나라’로 여겼던 모양이다.
최근 외국을 나갔다가 온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상황이 완전히 반전되었음을 직감할 수 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아이돌 그룹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드라마와 영화 이야기로 곧바로 이어진다고 한다.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각종 서비스를 제공받기도 한다는 말에 묘한 감정까지 들었다.
김대중 정부 때 일본 문화를 개방(1998년부터)한다고 했다. 그때 문화계에서 반대한다며 삭발식, 단식 등 엄청 반발했다. 음악, 영화, 소설 특히 만화(일본 망가) 등 전 분야에서 한국 문화가 일본 문화에 점령될 것이라고 크게 염려했다. ‘제 2의 일제 침략’이라고까지 주장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염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오히려 한국 문화가 일본이라는 큰 시장을 얻었다 할 수 있다. 그때부터 한국 문화의 저력이 서서히 틀을 깨고 나오지 않았는가 싶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반이었던 백범 김구 선생에게 소원이 있었다. 첫째, 둘째, 셋째 소원 모두 대한민국 독립이었다. 그는 또한 ‘높은 문화의 힘’을 꿈꿨다. 아마도 그의 네 번째 소원에 들어갔을 게다. 그는 강대국이란 ‘문화 강국’이라 생각했다.
그는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며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백범일지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편 중에서). 김구 선생이 오늘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면 어떠한 마음이 들까? 아무 말없이 그저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지 않으실까?
오늘 우리는 전성기 시대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