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제는 5만 군민이 집행위원
김대훈 옥천문화원장 인/터/뷰
“지용제는 옥천의 5만 군민 모두가 집행위원이자 진행위원으로 함께 만드는 축제입니다.”
39회 지용제 개막을 앞두고 만난 김대훈 옥천문화원장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차 있었다. 그는 이번 축제의 주인공을 군민으로 정의하며 전국에서 올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원장에게 지용제는 단순한 지역 행사가 아니라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한 옥천의 브랜드를 높이고 관광객을 유치해 미래를 설계하는 핵심 동력이다.
축제의 슬로건은 ‘詩(시)끌북적 문학축제’다. 김 원장은 “시와 문학은 자칫 따분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축제답게 시끌시끌한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번 지용제에서 가장 큰 변화는 넓어진 축제장이다. 상계체육시설 인근의 주무대를 넘어 교동 호수까지 축제장을 넓혀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는 데만 한나절이 걸리도록 설계했다. 단순 관람을 넘어 머물고 체류하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옥천 장령산 휴양림을 숙소로 확보했으며 이미 예약이 완료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장에는 체험 부스 60개와 80동의 초가 부스가 설치됐다. 일반 천막보다 설치 비용이 5배나 비싸지만 김 원장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정지용의 대표 시 ‘향수’와 ‘고향’이 주는 서정적인 정서를 시각적으로 완벽히 재현하기 위해서다. 그는 “내년에는 지용제를 상징하는 민속촌까지 만들어 옛 고향에 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지용제를 넘어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올해 일본, 미국, 베트남, 중국 등 해외 문학인들을 대거 초대한 것은 ‘세계 문학 엑스포’ 유치를 위한 포석이다. “문학은 삶의 질과 직결된다”는 그는 문학으로 엑스포를 추진하는 것은 전국 최초의 시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년 지용제는 약 12만 명의 내방객을 기록하며 문학 축제로서는 이례적인 성과를 거뒀다. 김 원장은 올해 20만 명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내년 문화원 개원 60주년이자 지용제 40주년을 맞아 엑스포 유치 TF팀 구성을 선포할 계획”이라며 옥천 전역을 시 문학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강한 추진력을 보여주는 그이지만 내면에는 시를 쓰는 서정성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 김 원장은 인터뷰 중 자신이 직접 쓴 시를 읊조렸다. “나 몰라라 등지고 떠나가는 벚꽃이 인생이고 사랑과 같다”는 그의 시어에는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었다. 그는 “시인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전 국민이 시인”이라며 “내년에는 아마추어들의 시를 모은 특별한 시집을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문객들에게 남기고 싶은 한 단어를 묻자 그는 주저 없이 ‘설렘’을 꼽았다. “고향에 갈 때 느꼈던 그 설렘, 다시 가고 싶고 만나고 싶은 마음이 옥천을 찾는 모든 이의 가슴에 남길 바란다”는 그의 말에서 지용제를 준비하는 진심이 느껴졌다.
나흘간 펼쳐지는 문학의 향연. 김대훈 원장이 5만 군민과 함께 정성껏 차려낸 39회 지용제는 이제 전국에서 올 손님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정지용 시인의 실개천이 흐르는 그곳에서 당신의 설렘은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