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는 민심이고 이제는 책임이다

2026-06-11     이성열 편집국장

선거는 숫자로 끝난다. 몇 표를 얻었는지, 몇 퍼센트의 지지를 받았는지, 몇 표 차로 이겼는지가 당락을 가른다. 그러나 선거의 숫자는 단순한 계산 결과가 아니다. 그 안에는 유권자의 기대와 평가, 불안과 요구가 함께 담겨 있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옥천의 표심은 비교적 분명했다. 군수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황규철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고 충북도의원 2개 선거구도 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차지했다. 군의회 역시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했다. 전체 당선자 구도로 보면 옥천 지역정치는 민주당 우위로 재편됐다.

투표율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선거인 4만6,070명 가운데 3만1,803명이 투표해 69.0%를 기록했다. 직전 지방선거보다 4.4%포인트 높다. 이는 유권자들이 농어촌기본소득, 응급의료, 교통망, 청년정착, 균형발전 등 지역 현안에 그만큼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뜻이다.

군수 선거의 4,401표 차이는 현직 군수에 대한 평가와 군정 연속성에 힘을 실어준 결과로 볼 수 있다. 반면 도의원 제2선거구는 271표 차에 그쳐 승리의 기쁨만으로 해석할 수 없는 팽팽한 민심을 보여줬다. 군민의 선택 안에는 지지와 함께 견제의 요구도 담겨 있었다.

민주당이 군수와 도의원 2석, 군의회 다수 의석을 확보한 것은 정책 추진의 유리한 조건을 만든 일이다. 그러나 이는 백지수표가 아니다. 유권자가 준 것은 권력이 아니라 책임이다. 군정과 도정, 의정이 같은 방향으로 연결된 만큼 이제는 핑계보다 성과로 답해야 한다.

국민의힘에도 역할은 남아 있다. 선거 결과를 냉정하게 받아들이되 군의회 안에서 예산과 조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건강한 견제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주민 눈높이에서 군정을 살피는 품격 있는 야당의 역할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는 대표성의 과제도 남겼다. 전체 당선자 11명 가운데 여성 당선자는 1명에 그쳤고, 당선자 평균 연령도 60대를 넘었다. 경험과 경륜은 자산이지만 여성과 청년, 다양한 세대의 목소리가 지역정치 안에 충분히 반영되고 있는지는 돌아봐야 한다.

이제 선거의 숫자는 공약 이행의 숫자로 바뀌어야 한다. 몇 표 차로 이겼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몇 개의 약속을 실천했는지, 얼마나 많은 군민이 변화를 체감했는지다. 선거는 끝났지만 민심은 끝나지 않았다. 숫자는 민심이었다. 이제는 책임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