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곡방죽'에 깃든 여름 손님, 검은댕기해오라기

2026-07-16     조승국 옥천대청호생태관광지구 자연환경해설사

이번 호부터 조승국 옥천대청호생태관광지구 자연환경해설사가 옥천 전역을 누비며 직접 카메라에 담은 ‘옥천에서 보는 새’ 연재를 시작한다. 생생한 사진과 설명을 통해 옥천의 아름다운 자연이 키워낸 생명의 날갯짓을 만나보길 바란다. [ 편집자주 ]
 


 

왼쪽부터 검은댕기해오라기 유조(남곡리), 검은댕기해오라기 성조(인포리)


지난 12일 동이면 남곡리에 위치한 향곡방죽(목사리 방향 작은저수지)에서 여름철새인 검은댕기해오라기(Striated Heron)의 어린 새(유조)가 푸른 나뭇가지 사이에 몸을 숨긴 채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사진 왼쪽 새들은 백로과에 속하는 검은댕기해오라기의 유조들이다. 머리 위 깃털이 짙은 청록빛 검은색을 띠는 성조(어른 새)와 달리 몸 전체에 선명한 세로줄 무늬와 흰색 반점이 촘촘하게 발달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깃털 무늬는 우거진 숲과 수풀 사이에서 천적의 눈을 피하기 위한 자연의 정교한 보호색 역할을 한다.

검은댕기해오라기는 몸길이 31~45㎝의 비교적 작고 통통한 체구를 가졌으며 주로 하천, 개울, 저수지 등 물가 주변의 우거진 나무나 바위 위에 은신하며 서식한다. 특히 이들은 조류 세계에서 매우 영리하고 인내심이 강한 ‘은둔형 사냥꾼’으로 통한다. 물고기, 개구리, 가재 등의 먹이가 사정거리 안으로 다가올 때까지 나뭇가지 위에서 미동도 하지 않고 끈질기게 기다리다가 순간적으로 긴 목를 뻗어 민첩하게 낚아채는 뛰어난 사냥 기술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보통 봄에 도래하여 5월에서 7월 사이에 번식기를 거친 뒤 가을이 되면 다시 따뜻한 남쪽 지역으로 이동해 겨울을 나는 대표적인 여름 철새다.

전형적인 농촌의 정취와 수려한 자연경관을 간직한 옥천 동이면 향곡방죽은 풍부한 수생 생태계 덕분에 아기 새들이 안전하게 자라나 사냥 기술을 익히기에 최적의 서식처가 되어주고 있다. 한여름 방죽 주변의 우거진 수풀과 깨끗한 수질은 철새들이 대를 이어 번식할 수 있는 소중한 터전이며 이러한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평화롭게 공존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특히 새들은 거리를 두고 조용히 관찰해야 한다. 

검은댕기해오라기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또 다른 장소는 인포리 안내중학교 아래 대청호 습지이다. 특히 개천물이 유입되는 곳의 작은 다리 쪽이 이들의 주요 사냥터다. 운이 좋으면 남곡리, 인포리 두 곳 모두 화려한 깃털을 자랑하는 물총새도 관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