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에서 보낸 1년 건강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이원사랑치과 개원 1주년에 부쳐

2026-07-23     김헌식 이원사랑치과 원장


대전을 비롯한 도시에서 45년 가까이 치과의원을 운영해 왔습니다. 바쁘게 진료를 이어 오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오래 품어 온 바람이 하나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면 한적한 시골에 작은 치과를 열고, 이웃들의 건강을 돌보며, 틈틈이 좋아하는 시를 쓰고 책을 읽으며 살고 싶다는 꿈이었습니다. 남은 시간을 조금 더 사람 가까이에서 쓰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던 차에 지인의 소개로 이원면을 처음 찾았습니다. 묘목의 고장답게 한적하면서도 어딘가 생기가 도는 동네였습니다. 오가는 분들의 얼굴에는 낯선 사람을 밀어내지 않는 따뜻함이 있었습니다. 아무 연고도 없는 옥천으로 이사를 결심했고, 지난해 7월 14일 이원면에 이원사랑치과의 문을 열었습니다.

개원식 날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28개 리에서 100여 분의 주민이 찾아와 환한 얼굴로 손을 잡아 주셨습니다. 이가 아프면 옥천 읍내나 대전까지 나가야 해서 불편했는데 이원에 치과가 생겨 고맙다는 말씀도 여러 번 들었습니다. 작은 치과 하나도 이웃에게는 생활의 불편을 덜어 주는 고마운 존재가 될 수 있음을 그날 배웠습니다.

그 뒤로 지역 행사에도 틈틈이 얼굴을 내밀며 주민들과 조금씩 가까워졌습니다.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는 작은 도움이나마 보태려 했습니다. 봉사라고 내세우기에는 부끄러운 정도입니다. 다만 이곳에 치과를 열기로 했던 처음 마음을 잊지 않으려 했을 뿐입니다. 주민들께서 보내 주신 믿음 덕분에 이원사랑치과도 한 해를 무사히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지난 1년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뵌 분들은 일흔이 넘은 어르신들이었습니다. 평생 자식 키우고 논밭 일구느라 정작 당신 이는 돌볼 틈이 없었던 분들입니다. 잇몸이 약해지고 치아가 흔들린 뒤에야 치과를 찾는 경우가 적지 않아 그때마다 마음이 짠했습니다. 이는 아프고 나서 지키려 하면 늦을 때가 많습니다. 건강할 때 조금씩 돌보는 것이 가장 값싸고 편한 치료입니다.

진료실에는 사정이 저마다 다른 환자들이 오십니다. 몸이 불편하신 분도, 연세가 높아 치료가 조심스러운 분도, 형편 때문에 치료를 망설이는 분도 계십니다. 45년을 해 온 일이지만 쉽지 않은 날도 있습니다. 그래도 한 분 한 분 소홀히 하지 않으려 합니다. 치과 진료는 기술의 일이기 전에 사람을 대하는 일입니다. 통증을 덜어 드리는 것 못지않게 마음을 편하게 해 드리는 것도 진료라고 믿습니다.

이제 이 글을 시작으로 주민 여러분과 건강 이야기를 꾸준히 나누려 합니다. 어려운 의학 용어보다 생활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스케일링은 왜 받아야 하는지, 잇몸병은 어떻게 시작되는지, 틀니와 임플란트는 언제 고민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풀어 가겠습니다. 아프고 난 뒤의 치료보다 아프기 전에 지키는 이야기를 더 많이 하려 합니다. 우선 한 가지만 당부드리면, 1년에 한 번은 치과에 들러 스케일링을 받고 잇몸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작은 관리가 훗날 큰 치료를 막습니다.

지난 1년, 저는 이원에서 이를 치료하며 사람의 마음을 배웠습니다. 앞으로 이 지면이 주민들께 어렵지 않고 쓸모 있는 작은 안내서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원사랑치과가 아플 때만 찾는 곳이 아니라, 건강할 때 먼저 들러 이를 지키는 동네 치과로 남도록 정성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