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성모병원, '필수의료 거점의료기관' 추진
옥천·보은·영동 충북 남부권 의료안전망 중심 역할 기대
옥천성모병원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을 기반으로 ‘필수의료 거점의료기관’ 지정을 추진한다. 지정이 이뤄지면 24시간 응급실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역할과 함께 입원과 수술, 상급병원 전원, 지역 의료기관 간 협진까지 연결하는 옥천지역 필수의료의 중심병원으로 역할이 확대될 전망이다.
홍정희 옥천성모병원 행정원장은 지난달 3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 하반기부터 충청북도와 협의해 거점의료기관으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옥천·보은·영동 남부 3군의 의료 여건과 병원의 역할을 종합하면 옥천성모병원이 거점 기능을 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옥천성모병원의 현재 응급의료기관 지정 명칭은 ‘지역응급의료기관’이다. 지역응급의료기관은 응급환자를 우선 진료하고 해당 병원에서 치료하기 어려운 환자는 적절한 의료기관으로 신속하게 이송하는 역할을 맡는다. 시·도지사가 중증응급환자 진료를 위해 지정하는 ‘지역응급의료센터’와는 구분된다.
옥천성모병원은 365일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입원실 157병상과 성인 중환자실 7병상, 수술실 2실, 응급실 10병상을 갖췄으며 내과·외과·정형외과·신경외과·산부인과·재활의학과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옥천에서 응급진료뿐 아니라 입원과 수술까지 담당하는 사실상 유일한 종합병원이다.
그러나 지역응급의료기관이라는 현재의 기능만으로는 지역의 의료 공백에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응급실에서 검사와 응급처치를 하더라도 필요한 전문의나 의료장비가 부족하면 대전이나 청주 등 다른 지역 병원으로 환자를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옥천성모병원 응급실은 지난 3월 전담의사 부족으로 일주일에 이틀간 운영을 중단했다. 이후 공중보건의사 배치와 외부 의료진 지원 등을 거쳐 4월부터 24시간 운영을 정상화했다. 지속 가능한 의료인력 확보와 지원체계 마련의 필요성을 보여줬다.
옥천성모병원이 추진하는 ‘필수의료 거점의료기관’은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다.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시행규칙안에 따르면 필수의료 거점의료기관은 종합병원 가운데 지정받은 필수의료 분야에서 24시간 진료체계를 운영하고 환자의 이송·전원과 의료기관 간 협진을 담당할 조직을 갖춘 병원을 대상으로 한다.
시·도지사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의료기관을 필수의료 거점의료기관으로 지정하고 예산과 행정·기술적 지원을 할 수 있다. 관련 법률은 2027년 3월 11일 시행될 예정이다.
지역에서 치료할 수 있는 환자는 가능한 한 지역 안에서 치료하고 고난도 수술이나 전문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는 적절한 상급병원으로 신속하게 연결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야간에 심한 복통이나 골절,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발생하면 현재도 옥천성모병원 응급실에서 검사와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다.
필수의료 거점의료기관으로 지정되면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역에서 치료할 수 있는 환자는 해당 진료과 전문의와 연결해 입원이나 수술로 이어지게 할 수 있다. 고난도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119구급대와 상급병원 협력망을 통해 신속하게 ‘전원’하는 체계를 강화할 수 있다.
‘전원’은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다른 병원으로 옮겨 진료가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단순히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상태와 진료정보를 전달하고 환자를 받을 병원을 사전에 확보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보건소와 보건지소, 동네 의원, 요양기관을 하나의 의료 흐름으로 연결하는 것도 필수의료 거점의료기관의 중요한 기능이다. 동네 의원이나 보건기관에서 중증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옥천성모병원으로 의뢰하면 병원이 입원치료 또는 상급병원 ‘전원’ 여부를 결정한다. 치료를 마친 환자는 다시 지역 의원과 보건소, 재활·돌봄기관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고령인구와 만성질환자가 많은 옥천에서는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데 그치지 않고 퇴원 후 방문건강관리와 재활, 돌봄까지 연결하는 지역 의료안전망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최근 선정된 분만취약지 외래산부인과 지원사업도 이러한 의료협력 방식의 한 사례다. 옥천성모병원은 산전진찰과 고위험 임신의 조기 선별을 맡고 실제 분만이나 응급진료가 필요한 산모는 협약 의료기관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다만 외래산부인과가 운영된다고 해서 옥천에서 직접 분만까지 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필수의료 거점의료기관으로 지정된다고 옥천성모병원이 공공병원이나 상급종합병원으로 바뀌는 것도 아니다. 모든 중증환자를 옥천에서 치료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지역에서 입원과 치료가 가능한 환자의 범위를 넓히고 지역에서 치료하기 어려운 환자는 적절한 상급병원으로 더 빠르고 체계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향후 필수의료 거점의료기관 지정을 위해서는 옥천성모병원이 지정받을 필수의료 분야를 구체화하고 필요한 전문인력과 시설·장비를 갖춰야 한다. 옥천군은 지역의 응급환자 발생 현황과 다른 지역 병원으로 전원되는 환자 규모, 주민들의 의료기관 이용 실태 등을 분석해 지정 필요성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충청북도 역시 옥천뿐 아니라 보은·영동을 포함한 충북 남부권의 의료 여건과 상급병원 이용 실태를 살펴 옥천성모병원의 역할을 도내 필수의료계획에 반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