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새무용단 송민숙 대표가 풀어내는 전통춤과 ‘춤새락’
“우리 춤의 깊은 호흡, 오늘의 관객과 나누고 싶어요” '춤새락' 10월 9일 관성회관 무대에
‘송민숙의 춤-춤새락’ 공연이 오는 10월 9일 관성회관에서 열린다. 춤새무용단이 주최하고 옥천군이 후원하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송민숙 대표를 만나 그의 춤 인생과 전통춤의 매력, 그리고 옥천에서 이어가고 싶은 문화예술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편집자주]
“전통춤을 정말 사랑하지만 사람들이 어렵게 생각하잖아요. 전통을 지키면서도 조금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고 싶어요”
‘춤새’라는 이름으로 활동해 온 무용가 송민숙 대표가 이번 공연에 담고 싶은 마음이다. 전통의 형식과 깊이는 지키면서도 오늘의 관객이 보고 느끼며 가까이 다가올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가 오랫동안 이어온 작업의 방향이다.
송 대표는 다섯 살 때부터 한국무용을 시작했다. 용인대학교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경기대학교 스포츠과학대학원에서 무용공연예술 석사학위 과정을 마쳤다. 국가무형유산 종묘제례악 일무 이수자이자 처용무 이수자로 서울 대학로를 중심으로 공연과 안무 활동을 해왔다. 2006년부터는 춤새무용단을 이끌며 궁중무용과 창작무용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춤은 서른 무렵 한 차례 방향을 넓혔다. 이전까지 ‘살풀이’와 ‘승무’ 등 민속무용을 익혔다면 궁중음악인 ‘수제천’과 ‘종묘제례악’의 장중한 음악을 접하면서 궁중무용의 절제와 깊이에 매료됐다. 이후 ‘처용무’와 ‘종묘제례악 일무’ 등 궁중무용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송 대표는 궁중무용의 가장 큰 매력으로 ‘깊은 호흡’을 꼽았다.
“궁중무용은 호흡이 깊어요. 꾹 눌렀다가 올려주고 다시 순환하는 호흡 속에서 춤의 깊이가 전달됩니다. 음악과 춤을 함께 보고 있으면 금강이 유유히 흘러가는 것처럼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이 있어요”
이번 ‘춤새락’은 송 대표가 오랫동안 공부해온 궁중무용과 민속춤을 한 무대에서 보여준다. 송 대표가 직접 추는 1인 처용무와 궁중검무, 무산향을 비롯해 초청 판소리와 교방 허튼춤, 민요, 소고춤 등을 함께 구성해 궁중무용의 절제와 민속예술의 흥을 두루 만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첫 무대를 장식할 처용무는 ‘벽사진경’(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좋은 일을 맞이함)의 뜻을 담은 궁중무용이다. 오방색과 절제된 움직임, 질서 있는 대형을 통해 평안과 조화를 기원한다. 그가 직접 선보일 ‘무산향’은 궁중정재(국가의례에서 공연하는 전통 공연의 형식) 가운데 한 사람이 추는 독무로 전해지는 작품이다. 그는 ‘무산향’을 “산의 향기로움을 춤으로 표현한 춤”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이수한 ‘종묘제례악 일무’ 역시 춤의 아름다움만을 보여주는 작품은 아니다. 정제된 동작과 질서 안에 조상에 대한 공경과 국가의 안녕을 담고 있다. 송 대표는 ‘처용무’와 ‘종묘제례악 일무’의 바탕에는 하늘과 땅, 사람을 연결하는 우리 전통의 철학이 흐르고 있다고 밝혔다.
송 대표의 작업은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만 머물지 않는다. 시를 몸짓으로 표현하는 ‘댄스 포엠’ 작업을 꾸준히 해왔고 옥천에서는 정지용의 시를 춤으로 옮겨 가곡과 함께 선보이기도 했다. 전통의 뿌리는 지키면서 문학과 음악 등 다른 예술과 만나 오늘의 관객에게 다가가는 방식이다.
서울에서 활동하던 송 대표는 2012년 무렵 옥천으로 생활 기반을 옮겼다. 그에게 옥천의 산과 강은 작품을 생각하고 사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현재는 옥천여중에서 무용수업을 하며 학생들에게 다양한 춤을 소개하고 있다. 송 대표는 자신이 전승받은 춤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것도 이수자로서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전승받은 것을 다음 세대에 제대로 전달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춤을 사랑하고 관심을 갖는 아이들이 계속 나와야 그 맥도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옥천의 문화예술 정책에 대해서는 지역 안에 있는 문화자원을 먼저 찾아 연결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어떤 전문예술인이 어떤 분야에서 활동하는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전문예술과 생활예술의 특성에 맞는 지원방식을 마련한다면 지역의 문화역량을 보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특히 그가 강조한 것은 상설공연이다. 옥천전통문화체험관과 같은 공간에서 주말마다 작은 규모의 전통예술 공연을 꾸준히 열어 주민과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전통문화를 접하도록 하자는 구상이다. 다른 지역의 한옥공간에서 상설공연에 참여했던 경험도 이런 제안의 바탕이 됐다.
“꼭 큰 무대일 필요는 없어요. 작은 공간이라도 좋은 공연이 꾸준히 이어지면 관객도 생기고 보는 눈도 함께 자랍니다. 공연을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해요”
오는 10월 9일 관성회관에 오르는 ‘춤새락’은 송 대표가 오랫동안 익혀온 전통춤을 옥천 관객에게 다시 건네는 자리다. 오래된 춤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음악과 호흡, 몸짓 안에 담긴 전통의 깊이를 직접 느끼게 하겠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우리 춤을 많이 사랑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며 “전통의 아름다움을 지키면서도 오늘의 관객과 자연스럽게 만나는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