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뿌리’, 상권은 ‘허리’…소상공인 안전망은 촘촘한가
특례보증·저리융자 확대에도 '짧은 자금 공백' 대응은 과제
농업이 옥천경제의 ‘뿌리’라면 소상공인은 지역경제의 ‘허리’다. 농어촌 기본소득이 지역 안에서 소비되고 다시 고용과 소비로 이어지려면 이를 받아내는 지역 상권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행 이후 옥천에서는 상당한 규모의 지역 소비가 발생했다. 옥천군이 지난 2월부터 7차례 지급한 기본소득 496억 9,700만 원 가운데 8월 26일까지 473억 700만 원이 사용돼 사용률은 95.2%를 기록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가정보에 따르면 옥천군에서 영업 중인 업소는 지난해 12월 2,829개에서 올해 6월 2,878개로 49개(1.7%) 증가했다. 지역화폐 가맹점도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선정 전 2,470개소에서 9월 현재 2,710개소로 240개소 늘었다.
다만 업소가 늘고 소비가 증가하는 것과 소상공인의 경영이 안정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음식점과 소매점 등 규모가 작은 사업장은 임대료와 재료비, 공과금, 카드대금 지급이 겹치거나 장비 고장, 거래처 대금 지연 등이 발생하면 몇백만 원의 일시적인 자금 부족도 경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옥천군에도 소상공인 지원제도는 운영되고 있다. 소상공인 대출금에 대해 최고 5천만 원까지 연 3%의 이자를 3년간 지원하고 점포환경 개선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청년·창업·전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특례보증은 최대 5천만 원, 보증기간은 최대 5년이다.
문제는 기존 지원제도가 정상적으로 영업하다 갑작스러운 자금난을 맞은 소상공인의 ‘짧은 자금 공백’까지 얼마나 신속하게 메울 수 있느냐다. 갑작스러운 매출 감소 등으로 300만~500만 원이 필요한 소상공인이 기존 정책금융을 필요한 시기에 이용하지 못한다면 고금리 금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이용수 옥천군의원도 최근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향후 주요 의정과제로 제시했다. 이 의원은 지난 6일 본지 인터뷰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옥천경제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지금보다 세분화되고 두터운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 내 고용과 소비를 떠받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을 경제적 비중과 현실에 맞게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중소 자영업자 지원기금을 조성해 저리대출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실제로 이 의원이 지난 7월 본지 인터뷰에서 “단돈 500만 원이 없어 사채 시장으로 내몰리는 자영업자들이 많다”며 소액을 저리로 지원하는 방식의 ‘안전망’을 제안했던 것과도 연결된다.
충북도도 민선9기 소상공인 정책의 방향을 기존 경영안정 중심에서 창업·성장·위기·재기까지 확대하고 있다. 도가 13일 밝힌 ‘소상공인 및 사회연대경제 추진계획’에는 소상공인 분야 1,129억 7천만 원과 서민경제·금융복지 분야 6,900억 5천만 원이 담겼다. 특히 위기와 금융 사각지대에 대한 지원을 별도 정책축으로 설정했다.
충북도는 소상공인 금융지원도 확대한다. 도는 기존 경영안정자금과 새로 도입할 창업기업 금융지원을 합쳐 연간 융자규모를 2026년 2,000억 원에서 2030년 3,000억 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경영운영에 필요한 자금에는 2%의 이차보전을 지원키로 했다.
눈에 띄는 것은 금융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충북희망자금’이다.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금융소외계층에게 생활안정·의료·학자금뿐 아니라 고금리 차환과 운영자금까지 소액으로 융자하는 방식이다.
기존 2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운용돼 왔으며 도는 2029년부터 신규 자금 10억 원을 추가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2027년에는 금융복지상담센터도 설치해 금융·채무 문제에 대한 심층상담과 찾아가는 상담을 제공하고 채무조정과 고용·복지 서비스까지 연계할 계획이다.
도의 정책은 옥천에서 제기되는 ‘짧은 자금 공백’ 문제와 방향에서는 맞닿아 있다. 그러나 도 단위 저리융자와 금융복지 상담, 금융소외계층 소액금융이 옥천의 일반 영세 자영업자에게 실제 어느 정도까지 연결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옥천지역 소상공인 가운데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사채나 불법사금융을 이용하는 사업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별도의 지원기금을 신설하기에 앞서 현재 운영 중인 특례보증과 이자지원, 충북도 금융지원의 이용 실태를 함께 분석할 필요가 있다.
농어촌 기본소득으로 수백억 원의 소비가 지역에서 이뤄지고 업소 수도 늘었다. 하지만 소비 증가의 혜택이 모든 소상공인에게 동일하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지역에서 소비되는 돈의 규모를 늘리는 것과 개별 사업자가 위기의 순간을 버틸 수 있는 금융안전망을 갖추는 것은 함께 살펴야 할 문제다.
갑작스러운 자금 공백에 부딪혔을 때 군과 도의 제도가 필요한 순간 얼마나 빠르게 작동하는지 기존 제도로 메우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존재하는지 지원 이후 경영 안정으로 이어졌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 검증을 바탕으로 기존 제도를 보완할지 별도의 자영업자 지원기금까지 마련할지를 판단하는 것이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