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관광, ‘조성’넘어 ‘연결·체류’로

관광순환버스·관광택시 조례, 흩어진 관광자원 잇는 이동체계

2026-10-23     이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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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관광정책이 ‘관광지 조성’을 넘어 흩어진 관광자원을 연결하고 관광객의 체류와 소비까지 끌어내는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지난 15일 옥천군의회 제336회 임시회에서 관광순환버스와 관광택시 운영 근거가 나란히 마련됐다. 개별 관광지를 만들고 정비하는 데 무게가 실렸던 기존 정책에 관광지를 연결하고 관광객을 오래 머물게 하는 ‘이동·체류’라는 새로운 정책축이 제도적으로 더해진 것이다.

안효익 의장이 대표발의한 ‘옥천군 관광순환버스 운영 및 지원에 관한 조례’는 주요 교통거점과 관광지를 연결하는 순환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운영계획과 이용료, 안전관리, 성과평가 등의 근거를 담았다. 이병우 의원이 대표발의한 ‘옥천군 관광진흥 조례 일부개정조례’는 관광택시 운영과 지원 근거를 담아 옥천을 찾은 관광객의 지역 내 이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두 제도가 실제 운영되면 역할을 나눌 수 있다. 관광순환버스가 옥천역이나 버스터미널을 중심으로 구읍과 장계관광지, 대청호권 등 주요 관광지를 잇는 기본 동선을 만들고 관광택시는 가족이나 소규모 여행객의 개별 이동과 버스가 닿기 어려운 관광지를 보완하는 방식이다.

이번 변화는 기존 관광정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조성됐거나 앞으로 만들어질 ‘관광거점을 교통·상권·체험·숙박과 연결하는 기능’이 더해진다는 데 의미가 있다.

민선9기 관광공약도 이 같은 흐름과 맞물린다. 황규철 군수의 민선9기 공약에는 총사업비 200억 원 규모의 대청호 생태 군립공원을 비롯해 부소담악 관광 인프라 확충, 장계관광지 명소화, 청성면 상춘정 중심 관광 명소화, 구읍 역사문화 관광 활성화 등이 포함됐다. 향수 문화예술 창작마을과 문화예술 소극장, 가드닝센터 등 문화·관광 기반을 넓히는 사업도 추진대상이다.

관광거점이 늘어날수록 이들을 하나의 여행으로 묶는 이동체계의 중요성도 커진다. 대청호와 장계관광지, 부소담악, 둔주봉, 장령산, 구읍 등 옥천의 관광자원은 지역 곳곳에 분산돼 있다.

자가용 없이 옥천을 찾은 관광객에게는 관광지 자체의 매력 못지않게 ‘다음 관광지까지 어떻게 갈 것인가’가 여행을 결정하는 조건이 될 수 있다.

관광순환버스와 관광택시에 대한 논의는 이번 조례 제정 과정에서 갑자기 시작된 것도 아니다.

지난 제334회 임시회에서는 이미 ‘관광객이 머물고 소비하는 관광’과 ‘관광지 간 연결’이 주요 과제로 제기됐다. 안효익 의장은 지난 8월 4일 5분 자유발언에서 단순히 관광객 수를 늘리는 관광에서 벗어나 체류와 소비가 주민소득과 일자리로 이어져야 한다며 대청호 생태 군립공원 조성과 숙박·체험 콘텐츠 확충, 9개 읍·면을 하나로 연결하는 ‘순환형 관광벨트’를 제안했다. 

조규룡 의원도 제334회 임시회에서 정부의 ‘대한민국 5대 관광권’ 정책에 대비해 옥천·보은·영동의 ‘옥보영’ 협력 경험을 활용하고 충북도와 인근 자치단체가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옥천 안의 개별 관광지를 연결하는 데서 더 나아가 남부3군과 광역 관광권으로 확장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9월 의원간담회에서는 이동수단의 역할이 보다 구체화됐다. 관광순환버스는 옥천역 등 교통거점과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되 정식 운행에 앞서 주말 시범운영으로 이용객과 적정 노선을 확인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어 제335회 제1차 정례회에서는 제3회 추경에 ‘옥천군 관광택시 운영방안 용역’ 900만 원이 반영되면서 관광택시는 조례 논의를 넘어 실제 운영기준을 설계하는 단계로 넘어갔다.

지역 내부를 넘어선 확장 가능성도 있다. 충북문화재단의 ‘옥보영 프로젝트’가 옥천·보은·영동을 하나의 관광권으로 묶어 웰니스 콘텐츠와 테마버스, 투어패스 등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옥천 내부 관광교통이 자리 잡는다면 남부3군 권역관광과의 연계도 검토할 수 있다.

이를 종합하면 옥천 관광은 ‘관광지 한 곳을 만드는 점(點) 단위 관광’에서 관광거점을 잇는 ‘선(線) 단위 관광’으로, 나아가 인근 자치단체까지 연결하는 권역관광으로 범위를 넓혀갈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조례가 만들어졌다고 곧바로 체류형 관광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관광순환버스의 운행노선과 배차시간, 이용료와 연간 운영비를 어떻게 정할지, 관광택시의 요금과 군비 지원기준을 어떻게 설계할지는 아직 남은 과제다. 이용객이 적은 시간대 빈 차량 운행이 반복되거나 두 교통수단이 같은 관광객을 놓고 기능이 겹친다면 재정부담만 늘어날 수 있다.

관광객을 관광지에서 관광지로 옮기는 데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공설시장과 음식점, 카페, 농촌체험, 숙박 등 실제 소비가 일어나는 지점을 관광동선에 포함하고 관광시설 할인과 체험프로그램, 지역상권 이용 혜택 등을 교통수단과 연계해야 ‘이동’이 ‘체류와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변화의 성패는 버스 몇 대를 운행하고 관광택시 몇 대를 지정했느냐보다 관광객이 옥천에서 얼마나 더 오래 머물고 지역 안에서 얼마나 소비하며 흩어진 관광자원이 실제 하나의 여행으로 연결됐느냐로 판단해야 한다.

관광순환버스 운영계획과 관광택시 운영방안 용역이 노선과 요금, 지원규모를 정하는 수준을 넘어 관광지·교통·상권·체험을 하나의 동선으로 묶는 구체적인 운영방안까지 제시할 수 있을지가 옥천 관광정책이 ‘조성’에서 ‘연결·체류’로 한 단계 넓어지는지를 가를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