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회 류승규 문학제…농민문학 정신 재조명
이재인 소설가 문학상·이수암 수필가 공로상
옥천 출신 농민문학가 류승규(1921~1993)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제21회 류승규 문학제가 지난 23일 옥천문화원 문화교실에서 열렸다. 올해는 문학상 시상과 함께 작품 낭독,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소설 분석 강연 등 류승규 문학을 새롭게 조명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소설가류승규기념사업회와 한국농민문학회, 옥천예총이 공동 주관한 이번 문학제는 지난해 7월 기념사업회 창립 이후 열린 행사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참가자들은 본행사에 앞서 옥천체육공원에 있는 류승규 문학비를 참배하고 헌화하는 일정으로 문학제를 시작했다. 1999년 건립된 문학비는 작가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공간이다.
올해 류승규 문학상은 장편소설 『귀츨라프』를 발표한 이재인 소설가가 수상했다. 이 작품은 1832년 조선을 방문한 독일 출신 선교사 카를 귀츨라프의 행적을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과 문학적 상상력을 결합한 역사소설이다.
1946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난 이 작가는 1971년 문단 활동을 시작해 장편소설 『악어새』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다. 경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정년퇴임한 뒤에도 집필을 이어오고 있다.
공로상은 제1회 문학제부터 행사에 참여하고 류승규 문학비 건립에도 힘을 보탠 이수암 수필가가 받았다. 오랫동안 문학제를 지켜온 지역 문인의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행사에서는 소설가 오재원의 류승규 작품 낭독과 제10회 류승규 문학상 수상자인 정현웅 소설가의 강연도 마련됐다. 정 작가는 ‘류승규 작가와의 만남과 AI로 분석한 소설 『농지』를 주제로 작품을 새로운 관점에서 살펴봤다.
군북면 추소리 출신인 류승규 선생은 농업에 종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농민의 삶과 농촌사회의 모순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1956년 단편 『예순이』를 발표한 뒤 『농토』, 『농지』, 『흙은 살아 있다』, 『춤추는 산하』 등 다수의 작품을 남겼다. 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문학제는 2003년 시작됐다.
지난해 7월 창립된 소설가류승규기념사업회는 기존 문학제와 시상 중심의 활동을 작품 연구와 재조명, 청소년 문학교육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김묘순 기념사업회 회장은 올해 초대장에서 류승규 문학에 대해 “흙 묻은 손의 온기와 가난한 살림을 지탱해 온 이들의 눈물과 웃음이 있다”고 표현하며 작가의 문학을 함께 읽고 나누자는 뜻을 전했다.
21회째 이어진 문학제가 기념사업회 출범을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미발표작 발굴과 전집 발간 등 창립 당시 제시한 계획을 구체화하고 주민과 청소년들이 류승규 문학을 접할 기회를 넓히는 일이 앞으로의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