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눈 오는 날

2017-12-21     심곤 배정옥 시인
심곤 배정옥 시인

눈이 진종일 내려
온 세상이 하얗게 부풀어 오른 날
 
한 장 남은 달력이
지나간 시간이 펄럭이고 있다는 걸
겨울바람 소리로 읽는다
 
열린 창문 너머로 봄 여름 가을
가을을 건너
세상의 한 면씩을 새로 쓰고 고쳐 써야 하는
마지막 인삿말
 
질문이 적힌 종이를 구겨 던진 구름 사이로
그 붉은 빛깔로
그렇게 겨울이 오고
 
영원히 구해지지 않는 해답처럼
흰 눈이 내리고 있다 

◇약력
·문학저널 시 신인문학상 등단
·시집 『시간의 그늘』
·옥천의 마을 시집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