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못

2018-02-01     심곤 배정옥 시인
심곤 배정옥 시인

잘 보인다
톡 건드리기만 해도 주르르륵 쏟아지는
겹겹이 무장한 속
갑질 논쟁이 판을 짜는 현실
을도 병도 아닌 정으로만 살아가긴 각박한 세상
힘이 쎈 자만이 주인인 시대
밟히지 않으려 조심했고
여유 넘치는 사람 앞에서 타협해보려
차마 내키지 않는 말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일
참을 수 없이 화나는 말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나를 휘감은 어둠에 맞서려 하지만
지켜야 할 것이 있다는 것과
지켜야 할 것이 없다는 것의 거리는
갸름할 수 없는데
제 무게 못 이겨
발등 찍는 나
눈 질끈 감고 한숨을 꿀꺽 삼킨다

◇약력
·문학저널 시 신인문학상 등단
·시집 『시간의 그늘』
·옥천의 마을 시집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