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포엠-그 쓸쓸함에 대하여

2018-09-20     도복희기자
옥천 장날(유봉훈 사진작가 제공)

빈 집을 지키다 걸어 나온 거리에
흰 그림자 하나 쫓아나옵니다
그림자와 동무삼아 걷는
장날의 뒷골목으로 저녁 바람 한줄기 스산합니다
자신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혼잣말 하는
날들이 있었습니다
살아생전 옆에 앉혀 두고
두런두런 얘기하던 그날처럼
먼저 간 사람의 옷가지를
눈앞에 가지런히 두었습니다
수국무늬 꽃이 하도 환하게 피어서
울컥, 슬픔 한 덩이 내려앉습니다
강물 가득 퍼지던 노을빛이 하도 예뻐서
다시 목울대 뻐근하게 아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