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지 못하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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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지 못하는 밤
  • 우중화 시인
  • 승인 2019.07.0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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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화 시인

불빛을 먹은 빛방울이 반짝이며 톡톡거린다.
핸드폰을 열면 습지에 빠진 목소리가 건너온다.
버려진 것보다 당한 것이 더 서럽다는 그 여자.
누구에게도 잘도 속을 수 있는 그 여자.
아이 러브 유, 또 속으셨군요.
다섯 글자 안의 비밀, 거짓도 항상 새롭다니,
알만큼 안다 했는데 나이 헛먹었던 것이다.
뒹구는 우산만큼이나 휘젓는 축축한 고백이다.
비 맞고 자빠진 몸으로 스르륵 피멍이 들고
피멍 든 무릎은 당차도록 살아낸 시간들이다.
살리고 싶었던 사랑은 무모했다.
헛것을 본 듯 허허로워 함부로 열어 보일 수 없는,
숫자로 만들어진 머리에 너도 나도 그러했다고,
슬프지 마세요. 이런 밤에도 꽃은 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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