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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정영 시인
  • 승인 2019.07.1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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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영 시인

한 잎의 생각을 윤독하는 그는 붉은 치마 수집가
아침마다 아픔주머니에서 젖은 얼굴 꺼내는 그녀는
방언으로 책을 쓰는 바람 집필가
달의 뒤편을 문신하고 있는 저녁에
그는 돌의 씨앗을 공중에 뿌리는 자
그때 이야기들이 집을 짓고 싹 틔우는데 
공기를 모으는 자를 만나면 숨소리가 되고
사랑을 소리로 아는 자는 입술에서 빛이 나지
이른 새벽 골목 수집가와 바람 집필가가
서로에게 작열하지
어느 불꽃이 시간주머니를 태울 것인지
자정에 그를 낳으면 그녀의 하루가 소멸되지
그의 하루를 소지하는 그녀는 수첩 수집가

 

◇약력
·1997년 『월간문학』 등단.
·시집 『그만큼』 『꽃들의 이별법』 외. 
·계간 『시산맥』 발행인. 동주문학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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