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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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살
  • 박동주 시인
  • 승인 2019.07.2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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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주 시인

벌어진 살갗에 피는 꽃은
걷어 낼수록 선명하게 올라와
생의 깊이를 알게 한다

면이 면을 밀어내면
더는 면이 아니어서
마르고 굳어지다 결국 갈라진다
나뉘는 대부분은
아프지 않은 게 없기에
덜 따끔거릴 날이 잦아지면
기억은 각질을 뱉어낸다

채워지던 게 갈라진 것이라
비워진 틈만 남아
매만진 이로 굳은 꽃이 되었다

더뎌지는 시간은 잦아지기 마련
깊지 않은 곳은, 많은 곳이 갈라졌다

따스한 빗물을 봄이라 여겨
살을 벌려 심은 꽃대,
밀려나는 나를 보고서야
빗물이 따스했던 이유가
눈물이 먼저 온 것임을 알았다

눈 감으면 귀하 없는 세상이
눈 뜨면 귀하만 없는 세상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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