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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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 동탄 이흥주 시인
  • 승인 2019.08.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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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 이흥주 시인

시내에 나와
지인 사무실에 앉아 있으니 집에서 전화 온다
장에 나가 고등어 두 손 사 오란다
누구 명인데 거역하리
빗속에 장바닥으로 나갔다
동해바다에서 금방 건진 명태가 꼬리를 살랑살랑~~
지금 요런 그짓말은 찾아볼 수가 없다 요즘 오일장은 물 넘은 명태 마냥
두 어깨가 축 처져 기를 쓰지 못한다
언제부터인가 등 푸른 고등어가 인기 끄는 밥상손님 되었다
일본 원전사고 이후
우린 뱀처럼 등바닥이 얼룩덜룩한 노르웨이산 고등어만 산다
까마득하게 멀리 하얀 사람들만 사는 곳에서 온 녀석
고등어만은 우리 것이 피부가 희고 고운데 그놈을 산다
전에 물건 사는 법 배운 대로 여기저기 발품팔고 다닌다
젊어선 장바닥에 멸치 하나 못 샀는데 나이 먹으니
다른 덴 힘 빠져도 피부는 억세고 얼굴도 두꺼워졌다
만 천 원에 고등어 두 손 샀다
너 땜에 오늘 저녁밥 먹기 당당해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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