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포엠-오대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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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포엠-오대리 가는 길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09.05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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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읍에서 유일하게 배를 타고 들어가는 섬마을 오대리 가는 사람들, 유봉훈 사진작가 제공

가을엔 물빛 깊어지는 강으로 가겠다.
입도 뻥끗 안하고
물살에 시선을 던져둔 채
오래오래 앉아있다 오겠다
노을 가라앉은 대청호에
지상에서의 설움일랑 다 버리고
맑아진 눈빛으로만 너를 마주하겠다
가벼워질대로 가벼워지겠다
미안하다
감정의 토로가 얼마나 무거운 짐이 되는 줄
깨닫지 못해서
내 미안함이 유독 너여서
그 빚을 보상할 길이 이번 생에는 도통 찾을 길이 없어서
이 가을엔 더 자주 강으로 가겠다
다시는 생의 곤궁함 따위에 대해
일절 발설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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