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집에는 구피가 번식했다
방 하나에 작은 부엌 하나가 있는 문간방
쪽문을 열면 좁은 마루가 보였다
벽 쪽 선반에 어항 하나
부화한 구피들이 물 안을 휘젓고 다녔다
지느러미가 활발하게 움직였으므로
그 방은 동적으로 보였다
한쪽 다리가 심하게 짧았던 그녀의 세상은
기울어져 보였지만
가까이서 바라본 미소는
구피의 움직임처럼 활달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그 방의 가장 흔한 소리였다
구피떼가 리듬에 맞춰 헤엄치는 방에서
그녀는 오후 2시가 되면 근처
가내수공업 공장으로 미싱을 돌리러 나갔다
시간당 최저시급을 받았다
그 시급이 밥이 되었고
구피가 자라는 방의 월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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