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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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심
  • 동탄 이흥주 시인
  • 승인 2019.10.2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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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 이흥주 시인

봄내, 여름내 푸르렀던 들판이
서서히 비어간다
하나둘 익은 것부터 잘 키워준 농부의 가슴에 함박웃음으로 안기는데
왜 자꾸 햇빛은 희미해져 갈까
아침저녁
서늘바람이 옷깃을 파고들 때쯤 대지는 풍성함이 넘치는데
왜 가을빛은 힘을 잃어갈까
햇빛이 슬프다
수확의 풍요와 함께 옆구리 시리게 우수가 스며온다
하늘빛은 유리알이건만
힘 빠진 가을볕에 만물이 안으로만 움츠려든다
조금 있으면 대지가 얼어붙어 동면에 들어야 함을
세상은 먼저 알고 있다
동토가 저만큼서 노리고 있음을
대지는 알고 있다
무서운 돌림병
모두가 가을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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